넥센타이어, 쿠팡과 함께 론칭한 ‘타이어 로켓설치’ 인기…한국·금호 등 경쟁사 행보도 주목

[비즈니스 포커스]
넥센타이어 정비사들이 타이어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 정비사들이 타이어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넥센타이어 제공
“집 앞에서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어 너무 신기했습니다. 40분 정도 소요됐고 모든 게 다 만족스러워 다음에도 이용하려고 합니다.”(이용자 안 모 씨)

“직장 일이 바빠 타이어 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돼 사용해 봤어요. 비대면이라 너무 편하고 좋았습니다.”(이용자 이 모 씨)

쿠팡의 ‘타이어 로켓설치’에 올라온 이용자들의 후기다. 타이어 로켓설치는 쿠팡이 넥센타이어와 손잡고 번거로운 타이어 구매·설치를 손가락 클릭 몇 번만으로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2021년 론칭한 서비스다.

전날 오후 3시 전에 예약만 하면 다음날 원하는 곳으로 찾아와 타이어를 교체해 준다. 타이어 로켓설치는 최근 들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원래 예약 다음날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고객들이 몰리다 보니 현재는 예약하기 위해 이틀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쿠팡과 넥센타이어가 2021년 함께 출시한 ‘타이어 로켓설치’가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등 경쟁사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주문한 상품을 하루 만에 배송해 줘 이커머스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쿠팡이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졌던 타이어 장착 방식마저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쿠팡과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현재 매달 수천 대의 차량이 타이어 로켓설치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온라인 타이어 구매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차 번호 입력하면 자동으로 타이어 추천사용 방법도 어렵지 않다.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한 뒤 타이어 로켓설치를 클릭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정하면 된다. 해당 일이 되면 넥센타이어 소속 공인 정비사가 작업 차량을 타고 출동해 현장에서 20분~1시간 이내에 교체해 준다.

전문점 장착 설비와 동등한 장비로 타이어를 교체하며 현장에 차주가 있지 않을 때는 작업 과정 사진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는 것도 강점이다.

처음 타이어를 교체해 보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량 타이어의 규격이나 종류를 몰라 걱정할 수 있는데 이런 고민도 간단하게 해결했다.

쿠팡 앱에서 자신의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차종과 해당 차량에 맞는 타이어의 종류가 구매창에 자동으로 떠 쉽게 살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타이어 규격은 100여 개에 달해 웬만한 차종은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타이어 교체 고객은 실내 방향 탈취, 타이어 밸런스 점검과 위치 교환 등을 무상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타이어 로켓설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시간적인 부담을 줄인 것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보통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고객은 사전 예약 후 정비소에 차를 몰고 방문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타이어 교체가 완료될 때까지 정비소에 마련된 대기실이나 또는 인근 커피숍에서 기다려야 한다. 반면 타이어 로켓설치는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작업자들이 오기 때문에 자기 할 일을 하면서 손쉽게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다.
“타이어 온라인 구매 크게 늘 것”
비용도 강점이다. 정비소에선 타이어 값이 ‘그때그때 부르는 게 정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격이 투명하지 않다. 타이어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는 고객들은 자칫 ‘바가지’ 요금을 쓰게 될 수 있다. 타이어 로켓설치는 모든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런 여지를 없앴다.

또 오프라인에선 타이어 비용과 설치 비용을 따로 받기도 하는데 타이어 로켓설치는 배송과 장착비가 모두 포함돼 있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교체된 폐타이어도 무상으로 수거해 간다.

이번에 타이어 로켓설치를 이용한 한 고객은 “휠 밸런스 체크, 워셔액 보충 등을 무료로 서비스해 줬다”며 “타이어를 교체하러 온 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줘 더욱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타이어 로켓설치는 고객들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내놓은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쿠팡과 넥센타이어의 동맹에 위기감을 느낀 경쟁사들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이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비슷한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픽업 서비스’라는 이름의 타이어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드라이버가 직접 고객의 차를 픽업한 뒤 정비소에 가져가 작업을 마치면 다시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가져다주는 서비스다.

금호타이어도 자사의 캐릭터를 활용한 ‘또로로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타이어 교체 대행, 방문 장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넥센타이어도 코로나19 사태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0년 자체 홈페이지에 ‘넥스트레벨 고’라는 이름으로 비대면 타이어 교체 서비스(현재도 쿠팡과 별도로 자체 홈페이지에서 시행 중) 내놓았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만 주력하던 타이어 업체의 특성상 온라인의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찾아오는 방문객 수도 적었고 자연히 서비스 이용률도 낮았다.

넥센타이어는 어떻게 하면 ‘이렇게 편리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내놓은 해답이 쿠팡과의 협업이었다.

쿠팡의 탄탄한 고객과 데이터 기술력을 빌려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타이어 교체 서비스를 널리 알리고자 했다. 쿠팡도 넥센타이어의 기술력을 활용해 자사의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수 있으니 손해 볼 것이 없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최근의 온라인 판매 돌풍에 힘입어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온라인 유통 채널의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쿠팡 또한 타이어 로켓설치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의 위치를 더 굳건히 다졌다.

타이어업계의 온라인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단 넥센타이어가 출발이 빨랐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도 네이버·신세계 등 이커머스와의 동맹으로 온라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편리하다’는 입소문에 비대면으로 타이어를 구매하는 이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