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구조 조정 · 티빙에 대한 전략 재설정 필요한 때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새 대표 취임한 CJ ENM, 실적 개선 가능성은[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CJ ENM은 신임 대표 선임 이후 상반기 관련 전략 구체화의 실행 과정 속에서 회사가 진짜 변할 수 있는지 같이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구창근 CJ ENM 신임 대표가 과거 CJ푸드빌과 CJ올리브영에서 수립했던 사업 전략을 통해 CJ ENM의 향후 방향을 예상해 본다.

구 대표는 당시 적자가 지속됐던 CJ푸드빌의 대표에 선임된 후 먼저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고 해외 사업을 축소하는 등 부실 사업부터 정리했다. 이후 유일하게 이익이 나던 투썸플레이스를 물적 분할한 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으로 옮긴 후 자본 잠식 상태였던 올리브영 상하이 법인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없애고 글로벌 유통 플랫폼과 제휴하는 등 디지털로 사업을 전환했고 기존 공격적인 점포 출점에 따른 양적 성장에서 수익을 동반한 내실 있는 성장 추구로 전략의 방향을 바꿨다. 2019년 CJ올리브네트웍스는 IT사업부문과 H&B 사업부문(CJ올리브영)으로 인적 분할됐고 이후 프리 기업공개(IPO) 단계에서 올리브영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상장 전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차별화된 O2O 서비스를 통한 온라인 성장과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했다. 현재는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상장이 연기된 상태다. 모두 부임 첫해에 적자 사업 부문의 구조 조정을 마무리했고 이후 분할 등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는 특징이 있다.

CJ ENM의 최근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음악·드라마·TV 등 성장 잠재력 높은 사업들의 부진이 아닌 신규 투자를 시작한 티빙, 피프스 시즌이 3분기 누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적자 사업부를 축소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 상당한 실적 잠재력이 나타날 수도 있다.

CJ ENM의 가장 큰 고민은 원가는 글로벌인데 주요 매출은 내수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드라마·음악·영화 등 투자해야 할 주요 지식재산권(IP) 산업들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계속 커지면서 이를 제작하는 원가는 점점 더 글로벌화되고 있는데, 이를 TV 광고나 홈쇼핑 등 한국에서 이미 한계를 확인한 산업에서 채우다 보니 중·장기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글로벌 성장을 위한 티빙·피프스 시즌에 대한 투자는 적자를 감내하는 투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4~5년을 되돌아보면 사업부들이 돌아가면서 하나씩 어려웠다. 이렇게 돌아가며 매년 1~2개의 사업부가 어려움을 겪다 보니 정작 실적 잠재력이 높은 사업부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 사업부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CJ ENM은 창사 이후 최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엔터테인먼트부문 9개 사업본부를 5개 사업본부로 통합 개편하고 직무 체계를 단순화하면서 인력 구조 조정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재배치 과정에서 (언론에 따르면) 15~20% 수준의 인력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직 개편은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사업 체계를 단순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사업 역량과 티빙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글로벌 사업본부 신설은 해외 매출 비율이 2021년 20%에서 2022년 3분기 기준 37%까지 확대된 만큼 향후 해외 사업에 집중할 것을 시사한다. 기존의 푸드빌이나 올리브영처럼 첫해에 사업과 인력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이 예상된다. 그리고 푸드빌과 올리브영에서 했던 것처럼 매각·분할·상장 준비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있지만 이익이 나오지 않는 사업이나 넷마블(지분 23%)이나 삼성생명과 같은 다양한 지분들의 매각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2022 하반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