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찾던 1020이 3040으로 성장…‘키즈·럭셔리·리빙·골프’ 등 카테고리 확대

무신사가 올해 전문관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한국경제신문)
무신사가 올해 전문관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애들 옷만 파는 곳인 줄 알았는데 럭셔리·골프·리빙·키즈 제품까지 있다고?”


1020세대의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알려진 무신사가 달라지고 있다. 키워드는 ‘카테고리 다변화’다. 무신사를 이용하다 1020을 넘어선 고객이 계속 무신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그 이유를 찾아주겠다는 취지다.

골프·리빙·스포츠·키즈·친환경 등 특정 분야 제품만 선보이는 ‘전문관’을 강화하는 게 올해 무신사가 주력하는 사업 방향이다. 이는 기존 고객들의 나이대 변화에 따른 결정이다. 새로운 영역을 발굴해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럭셔리·키즈’부터 ‘친환경’까지…전문관 라인업 강화무신사는 지난해까지 럭셔리(2021년 6월), 골프(2021년 8월), 뷰티(2021년 11월), 스포츠·키즈·아울렛(2022년 2월) 등 6개 전문관을 구축했다. 올해는 친환경 제품만 선보이는 ‘어스’ 전문관도 만들었다.

신설된 어스 전문관은 상의·하의·가방·뷰티 등 일반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더 나은 소재, 리사이클·업사이클, 비건, 동물 복지, 사회 기여 등 ‘가치관’에 따른 제품도 보여준다.

무신사는 전문관을 선보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각 전문관 특성에 부합하면서도 ‘무신사다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그래서 전문관을 통해 고객에게 노출되기 위해서는 무신사에서 진행하는 심사를 거쳐야 한다. 무신사는 전문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팀장급의 ‘카테고리 오너’라는 직책을 만들었다. 이들은 각 전문관을 책임지고 관리한다.

카테고리 오너는 제품이 성격에 맞는지 여부를 따져 라인업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어스 전문관 오너는 환경 영향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품을 제작했는지, 폐기될 제품이나 소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순환에 기여하는지, 일자리 창출과 기부 등을 통해 사회 변화에 참여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무신사 관계자는 “고객은 원하는 상품이 있으면 전문관에서 쉽게 제품을 찾을 수 있다”며 “다른 카테고리와 섞이지 않고 원하는 제품군만 확인할 수 있어 더 편리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20 고객들, 3040 고객 됐다무신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전문관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전문관을 꾸준히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성 등을 따져 여러 분야에서 전문관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고객 연령층 다변화에 따른 선택이다. 무신사가 시작된 20년 전, 1020세대의 기존 고객들이 현재 3040세대로 변화하면서 연령층이 확대되자 이들을 위한 새로운 사업군을 발굴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키즈나 골프 전문관은 아무래도 다른 카테고리보다 3040세대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무신사(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로 시작됐다. 무신사 창업자인 조민호 이사회 의장은 국내외의 패션 트렌드와 정보를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미디어가 희박한 상황에서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 사진과 다양한 패션 정보를 소개하는 커뮤니티를 직접 열어 큰 관심을 받았다.

패션 신상품 소식, 할인 이슈, 길거리 패션, 스타일링 정보 등을 전하면서 영향력이 확대되자 2003년 ‘무신사닷컴’이라는 별도 사이트를 구축했다.

조 의장은 무신사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2005년 ‘무신사 매거진’을 창간했다. 조 의장이 직접 거리에 나가 거리를 촬영한 패션 사진으로 시작했지만 인기가 높아지자 추후 전문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를 전격 영입해 패션 화보, 상품 큐레이션 등 다양한 패션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커머스 기능을 도입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스토어’를 만들었다. 디스이즈네버댓·커버낫·반스·로맨틱크라운 등 한국의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와 손잡고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 고객을 빠르게 확보했다.

본격적인 성장은 2019년 세쿼이아캐피탈에서 투자를 유치, 2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의 열 번째 유니콘 기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특히 패션 플랫폼이 유니콘으로 선정된 것은 무신사가 처음이다. 2021년 연간 거래액 2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당시 2위인 지그재그의 거래액(1조원)과 비교할 때 2배 이상의 규모다.

무신사는 올해 특정 패션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관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리케이션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