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2개월 영유아 전용 라인, 모노그램 패턴으로 브랜드 정체성 강조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 규모 커지자 다양한 제품군 통해 적극 대응
그래서 루이비통이 '베이비 컬렉션'을 내는 걸까요.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선보이는 '컬렉션' 규모로 영유아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명품 브랜드 중 최초입니다.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의 환상을 채워주려는 것이겠지요.
사이즈는 최대 12개월까지만 나옵니다. 가격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성인 제품의 가격 정책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패션 매거진 'WWD'는 루이비통이 베이비 컬렉션을 오는 3월 3일 전 세계 동시 출시한다고 전했습니다.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전 제품은 유기농 면을 사용하고 가죽, 캐시미어, 양모 등을 활용할 때는 동물 복지를 보장하는 파트너와 함께 일합니다.
신규 라인의 성공적 출시를 위해 루이비통의 대표 패턴인 '모노그램'도 입힙니다. 또, 루이비통의 트레이드 마크인 '꽃' 그림은 가죽 신발, 캐시미어 니트 등에 라벨로 사용할 거라고 하네요.
'한번 사서 평생 입자'라는 생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성인 제품과 달리 일정 시기가 지나면 입히지도 못합니다.
그럼에도 루이비통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요.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6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8% 증가했습니다. '골드키즈(귀하게 자라는 외동 자녀)'가 늘어나면서 부모의 투자도 늘어난 것입니다. 자식에 대한 투자라면 망설이지 않는 전 세계 부자 부모들, 아니 평범한 부모들도 하나 정도 입혀볼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루이비통의 베이비 컬렉션은 꽤 높은 확률로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 구매 심리를 잘 이용한 선택이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명품 '샤넬'을 설립한 가브리엘 샤넬도 "초라하게 입으면 사람들은 그 옷을 기억하지만, 완벽하게 입으면 사람들은 그를 기억한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높은 충성도와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 구매로 이어진다면 실패하지 않을 겁니다. 이탈리아 브랜드 디젤의 창업자 렌조 로쏘 역시 "부모는 그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특정 브랜드를 입은 자녀의 모습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 또 하나 있습니다. 그 아기가 커서 어린이가 된 후 어릴 적 자기 사진을 보고 묻습니다. "엄마, 이 옷은 무슨 옷이야?" 엄마는 답합니다. "루이비통이지." 어린아이 머릿속에는 엄마 아빠의 사랑과 루이비통이라는 브랜드가 함께 자리 잡게 된다고 하면 과언일까요. 브랜드는 그렇게 아이의 머릿속에 침투하며 각인 효과를 발휘할 게 분명합니다.
세대를 관통하는 브랜드 마케팅, 루이비통다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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