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신경외과의 워런 매컬록, 논리학자 월터 피츠 논문에서 유래

[스페셜 리포트 : 챗GPT 쇼크]
인공지능은 1943년 시작된 개념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인공지능은 1943년 시작된 개념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챗GPT 흥행으로 관심이 뜨거운 인공지능(AI)은 1940년대 시작된 기술이다. AI의 개념은 1943년 미국 신경외과의 워런 매컬록과 논리학자 월터 피츠가 ‘신경 작용에 내재한 개념의 논리적 해석(A Logical Calculus of Ideas Immanent in Nervous Activity)’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만들어졌다.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처럼 작동하는 기초 기능의 인공 신경을 그물망(네트워크) 형태로 연결하면 인간의 간단한 기능을 흉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하는 내용이다.

이후 1950년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계산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기계도 생각할 수 있는가(Can Machines Think)’라는 질문을 던지며 생각하는 기계의 구현 가능성에 대해 분석한 게 논문의 골자다. 특히 기계가 AI를 갖췄는지 판별하는 실험 ‘튜링 테스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기계의 반응이 인간의 지능과 비슷하게 나온다면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다만 정확하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시점은 1956년이다. 존 매카시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다트머스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10명의 과학자를 초청했는데 여기서 AI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고 그 개념을 ‘기계를 인간 행동의 지식에서와 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추상적 개념이던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를 구체화했다.

2년 뒤인 1958년에는 미국의 신경생물학자인 프랑크 로젠블랫이 여러 개의 뉴런이 결합된 인간의 뇌처럼 컴퓨터도 여러 개의 신경망으로 학습시키자는 인공 신경 뉴런 ‘퍼셉트론’을 고안한다. 다수의 입력을 하나의 결과로 내보내는 알고리즘의 퍼셉트론은 인공 신경망의 초기 형태임에도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모형이다. 당시 퍼셉트론으로 사진에서 남자와 여자를 구별해 내며 뉴욕타임스에도 실리게 된다.

하지만 1970년대 퍼셉트론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AI는 ‘암흑기’를 겪는다. 미국의 과학자 마빈 민스키와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시모어 페퍼트가 퍼셉트론의 한계에 증명하는 ‘퍼셉트론즈’를 발간했고 AI 기술 발전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국방고등연구원(DARPA)이 AI 투자까지 중단하며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1986년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가 기존 퍼셉트론의 한계를 개선한 ‘다층 퍼셉트론’ 모델을 내놓았지만 기울기 소실 문제 등이 나오면서 1990년대까지 인공 신경망 연구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기울기 소실은 인공 신경망 계층이 많아지면 기울기가 0으로 수렴해 버리는 현상을 뜻한다.

2000년대 들어 AI가 부활한다. 컴퓨터 기술력의 발전으로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머신 러닝이 주목받는다. 머신 러닝은 학습과 개선을 위해 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하는 대신 컴퓨터가 데이터로 학습하고 경험을 통해 개선하도록 훈련하는 게 목적이다.

2010년대 들어 머신 러닝에 대한 관심이 딥 러닝으로 이어진다. 딥 러닝은 2006년 힌튼 교수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학습한다는 개념이다. 퍼셉트론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서 딥 러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후 힌튼 교수는 딥 러닝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하면서 AI는 대중에게도 알려지게 된다. 알파고는 머신 러닝 종류의 하나인 강화 학습을 통해 바둑 기술을 크게 끌어올렸고 이를 통해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최근에는 오픈AI의 AI 챗봇 챗GPT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다시 AI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챗GPT는 오픈AI가 딥러닝 방식으로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GPT-3 버전을 개선한 모델이다. 오픈AI는 연내 GPT-4도 공개할 예정인 만큼 AI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