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통상법 변호사’ 김두식 세종 명예 대표변호사 “사회 기여 위해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원 설립”
[인터뷰] “기업이나 정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한국 대표 민간 싱크탱크를 만들겠다.”최고의 통상 전문가로 꼽히는 김두식 전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현 명예 대표변호사)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한민국 1호 통상 변호사’로도 유명한 그는 2월 13일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목표로 ‘테크 앤 트레이드(Tech & Trade) 연구원’을 최근 설립했다고 말했다.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원은 통상법·국제법·경제법 교수, 중국 등 해외 지역 전문가를 비롯해 디지털·블록체인 등 과학 기술 전문가, 법률가 등 80여 명의 회원과 연구위원으로 구성해 공식 출범했다.
1957년생인 그는 올해로 만 66세다. ‘고희’를 앞둔 나이에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연구원 설립을 결정했다.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허가를 받아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한다.
“35년 통상 전문 변호사로 일하면서 늘 한국에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같은 뛰어난 역량을 가진 민간 연구소가 없다는 점이 늘 아쉽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데 말이죠.”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와중에 지난해 때마침 산업부에서 연락이 왔다. 당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해 다양한 통상 규범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
산업부는 그에게 “한국에서 복잡해지는 통상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산업부 측의 고민을 듣고 이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소를 설립해 보기로 마음먹게 됐다. 그렇게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번에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소를 출범시켰다.
김 변호사는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소를 기존에 존재하던 민간 연구소와 뚜렷한 차별화를 둬 운영할 방침이다.
첫째 차별화 요소는 보고서의 ‘질’이다. 그는 한국에 있는 여러 민간 연구소들은 통상이나 경제를 거시적 관점에서만 바라봐 정부나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민간 연구원들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과 같은 거시적이고 외교적인 것을 주로 다루는데 이건 다 알고 비슷비슷한 얘기들입니다. 정부나 기업이 아쉬워하는 것은 이들이 펴내는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지금 어떻게 대응하라는 전략이 심도 있게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이에요.”
김 변호사는 “CSIS만 보더라도 보고서가 3~5페이지에 정도로 짧지만 그 안에 실질적으로 기업이나 정부에 도움을 주는 양질의 정보가 가득하다”며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원은 ‘실용적 연구’에 주안점을 두고 정부와 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실용성 보고서를 수시로 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산업 통상 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 희귀 광물 수입을 중국에 많이 의존하는데 현재 한국에는 이와 관련한 단편적인 DB만 구축돼 있어요. 연구원에 소속된 다수의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현지에서 누가 희귀 광물을 생산하고 실시간 수급이 어떻게 되는지 클릭 한 번만으로 알 수 있게 DB를 구축할 겁니다.”
셋째는 인재 육성이다. 연구원에 소속된 정회원과 연구위원들을 강사로 활용해 통상·경제·관련 법률 이슈 등을 심도 있게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제는 기술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통상법과 국제 경제 이슈를 이해하는 통상 인재 양성이 필요합니다. 다방면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연구원에서 활동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실무적인 교육과 강의를 통해 관련 인재들을 양성할 것입니다.”
김 변호사는 “오랜 기간 통상을 연구하고 다방면에 쌓았던 경험을 연구를 통해 사회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며 “테크 앤 트레이드 연구원을 한국 최고의 민간 싱크탱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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