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의 하루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요즘 MZ세대의 흔한 일상이다.
이들은 등산·낚시·캠핑용 아웃도어를 일상복과 결합한 ‘고프코어룩’을 즐겨 입고, 전국 방방곡곡 오래된 노포집, 일명 ‘아재 맛집’을 찾아다닌다. 또 약과나 인절미, 미숫가루 등 전통 간식을 즐겨 먹고 필름 카메라처럼 오래되고 낡은 느낌을 선호한다. 입는 것부터 먹는 것, 즐기는 것까지 모두 부모, 조부모 세대의 것을 빼다 닮았다. 할매니얼(밀레니얼 세대+할머니)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들의 아재 맛집 탐방, 할매니얼 현상은 잊혀 가던 것들을 다시 살려냈다. 또 거기에 그치지 않고 트렌드의 중심에 세우고 품절 및 리셀 현상까지 빚었다.


편의점 내 양주 매출 증가율은 2020년 59.5%, 2021년 99%에 달하며, 대형마트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위스키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0%, 46% 증가했다. 또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 6,684만 달러로,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소개한 모든 문화는 기성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반면, 젊은 층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특히 Z세대는 ‘펀슈머(Fun+Consumer)’라고 불릴 정도로 새롭고 재밌는 것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소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경험할 수 있는 모든 트렌드를 경험해 새로울 것 없던 젊은 층은 기성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냈다. 그리곤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재해석해 즐기며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즐기던 옛 문화는 ‘힙’스럽고 뻔하지 않다.
현재 식품뿐 아니라 패션, 대중문화 등 산업 전반에 스며들었다. MZ가 살려낸 아재&할매 트렌드는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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