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의 미국 수출 급증…국내 정책 모멘텀도 주목해야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로봇은 2020년대를 상징하는 주식이 될 것이다. 이유는 3가지다. 첫째, 탈세계화에 따라 훼손된 ‘효율성의 시대’로 회귀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계속될 것이고 그 노력이 향하는 투자 대상이 ‘로봇’이기 때문이다.탈세계화에 따라 우리는 효율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임금 상승 등이다. 과거의 효율성을 추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다시 또 효율성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저임금 국가로 공급망을 이전시켜야 하고 로봇과 같은 기술 혁신에 투자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한다. 2020년대는 산출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계속되는 시대가 될 것이고 기술 발전의 관점에서 투자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로봇’이다.
둘째, 탈세계화에 따른 자국 우선주의, 공급망 이전을 상징하는 법안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인데 그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로봇의 수요를 증대시킬 것이다. IRA에 대해서는 통상 법안에서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태양광·풍력 등의 친환경 산업 등에 국한해 수혜를 기대하는 듯하다. 하지만 로봇 산업에서 그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IRA가 가리키는 지원 대상은 전기차·배터리 산업과 친환경 산업 등이지만 그 법안이 지향하는 것은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이다. 그런데 현대의 공장은 대부분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있고 물류·협동 로봇 등의 로봇 설비가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한국 산업용 로봇의 대미국 수출은 2022년 유독 큰 폭으로 증가했고 전체 산업용 수출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미국 IRA가 1년짜리 정책이 아닌 향후 수년간을 바라보는 대규모 정책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미국 내 로봇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그에 따른 한국 산업용 로봇의 수출 기회도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도 동의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판 IRA(예를 들면 유럽판 IRA 등)’라는 이름의 정책이 계속 발표되는 중이다. 이 또한 결국 로봇에 대한 수요를 높일 배경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의 정책에 국한해 본다면 현 정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정책 모멘텀은 ‘12대 국가 전략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현 정부가 선별해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책 ‘모멘텀’을 기대한다면 이미 정책이 발표된 분야와 아직 발표되지 않은 분야를 구분해 볼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첨단 로봇·제조 등 2가지 기술은 아직 정책이 본격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이는 즉, 향후 정책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2일 개최한 ‘제3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첨단 로봇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했고 4월 중 ‘첨단 로봇 산업 전략 1.0(가칭)’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3월 중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챗GPT 대응 초거대 AI 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
2022 하반기 데일리 시황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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