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만원의 소프트 울 실크 재킷, 불가리 1000만원대 시계 착용
재계에는 유명한 패션 인플루언서가 있습니다. 웬만한 패셔니스타보다 더 대중의 관심을 받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입니다. 패션 센스는 물론이고, 제품 소화력까지 좋아 공식석상에 나타날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옷 어디 건가요?"라는 글이 올라옵니다. 주주도 아닌데 기다리는 주주총회가 '호텔신라'라는 말도 있죠. 이부진 사장이 뭘 입었을지 궁금하다는 이유로요.올해도 마찬가집니다. 어제(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호텔신라의 제5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는데요. 이번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신상'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현재는 구찌를 떠난 알렉산드르 미켈레 디자이너가 만든 것으로, 지난해 9월 개최한 2023년 봄·여름(SS) 컬렉션에서 공개한 제품입니다. 레트로를 좋아하는 미켈레가 1990년대 나온 제품들을 재해석한 디자인입니다.
이부진 사장이 입은 제품은 드레스처럼 보이지만 상의와 스커트를 매치한 방식인데요. 상의는 소프트 울 실크 재킷이며, 국내 판매가는 570만원입니다. 아래에는 200만원대 구찌 스커트를 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장 올블랙 패션의 포인트는 '시계'입니다. 이탈리아의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의 옐로우 골드 컬러의 파렌티지 시계로, 판매 당시 가격은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파렌티지는 로마의 보도블록에서 영감을 받아 1982년 처음 선보인 라인입니다. 시계뿐 아니라 목걸이, 귀걸이 등도 같이 나왔는데 보석이 박혔지만 깔끔한 디자인이라 엘리자베스 테일러, 오드리 햅번 등 유명인사들이 즐겨 착용했습니다.
이 사장은 매년 주총에서 '신상룩'을 선보입니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영국 명품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에서 2022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으로 선보인 대표 상품 '지퍼 재킷'을 착용해 많은 관심을 받았죠. 국내에서 300만원대에 발매됐고, 독특한 세부 장식이 특징입니다. 그 이전에도 알렉산더 맥퀸의 200만원대 케이프 코트, 톰포드의 화이트 드레스 등을 입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고요.
좋아하는 컬러도 따로 있습니다. 공식 석상에서는 무채색 계열만 입습니다. 밝고 튀는 컬러는 지양하고 화이트, 블랙톤의 의상을 고릅니다. 액세서리는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딱 하나만 하고요. 보통 귀걸이 아니면 시계를 포인트 도구로 삼죠. 내년에는 또 어떤 브랜드의 신상을 입고 나올지, 어떤 액세서리를 착용할지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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