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왕초보, 챗GPT로 인생 첫 코딩
오픈AI가 발표한 코드 인터프리터는 외부 플러그인을 실행해 파이썬이나 다른 서드파티를 열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코드를 실행할 수 있는 데모 버전이다. 사진=오픈AI
오픈AI가 발표한 코드 인터프리터는 외부 플러그인을 실행해 파이썬이나 다른 서드파티를 열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코드를 실행할 수 있는 데모 버전이다. 사진=오픈AI
기자는 인문계열이다. 대학시절 코딩이 중요하다고 해서 C언어 동아리에 들었는데, 웬걸. 진심으로 ‘토’가 나올 것 같아서 두 시간만에 그만둔 전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기자도 코딩을 할 수 있단다. 그것도 단 7분만에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챗GPT를 통하면 말이다.

코딩도, C언어도, 방법도 모르니까 일단은 챗GPT에 물었다. “코딩 어떻게 하는 거야?” 챗GPT가 답했다.

①어떤 유형의 코딩을 배우고 싶은지 결정하세요: 시중에는 많은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으며, 자신의 관심사와 커리어 목표에 따라 어떤 종류의 코딩을 배우고 싶은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웹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HTML, CSS, 자바스크립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학습 리소스를 선택합니다: 코딩 부트캠프, 온라인 강좌, 코딩 튜토리얼 등 코딩 방법을 알려주는 온라인 리소스가 많이 있습니다. 코딩 아카데미, Udemy 또는 칸 아카데미와 같은 무료 리소스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소스 중 일부는 강의, 과제, 퀴즈가 포함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반면, 다른 리소스는 더 많은 실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③연습, 연습, 연습: 코딩 학습의 핵심은 정기적으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간단한 코딩 과제나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점차 복잡한 작업으로 나아가세요. 코딩 여정에 행운을 빕니다!

코딩의 정석같은 답변이지만, 기자가 원하는 답이 아니었다. 몇분만에 쓱, 코딩 쫙. 그런 걸 원했다. ‘코딩 예시를 보여달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Java 언어를 사용한 간단한 안드로이드 앱의 코드 예시를 보여줬다. 이 예시 코드는 간단하지만,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구성 요소들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좀더 결과물을 보고 싶었다. 유튜브에 ‘챗GPT+코딩’을 검색하니, 몇분만에 코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챗GPT에 원하는 조건과 질문을 좀더 명확하게 기재하라는 것이다. 예시는 다음과 같다. “현재 시간을 출력하는 엑셀 VBA 코드를 알려줘”, “파이썬으로 구구단을 출력하는 소스코드를 작성해줘”, “전자기기를 끄고 켤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싶어. 안드로이드 앱에 적합한 스크립트를 써줄 수 있니” 등등이다.

문제는 VBA, 파이썬, 자바스크립트, CSS 등등의 언어를 모르는 코딩 왕초보라면 명령어(프롬포트)를 쓰는 것에서부터 버벅거릴 수 있다는 점이다. 명령어를 따라해 코드가 나왔다고 해도, 코드만으로 게임이나 앱이 뚝딱 완성되지는 않는다. 코드를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미들웨어 등을 설치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챗GPT 역시 “AI 언어 모델로서 지침과 조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앱에 대한 완전한 코드를 작성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태는 챗GPT에서도 통용되는 말이다.

대신 그 다음 단계를 물어볼 수는 있다. ‘이 코드를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는지’ 물으면, 챗GPT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QuickEdit 또는 DroidEdit와 같은 다양한 텍스트 편집기를 사용할 수 있고, Dropbox 또는 Google Drive와 같은 서비스를 사용해 코드를 클라우드에 저장한 다음 스마트폰에서 액세스하는 방법 등이다. 이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

하지만 코딩을 조금이라도 할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튜버 ‘나는 PM이다’는 “챗GPT-4(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면 특급 프리랜서 개발자가 단돈 20달러에 내 옆에 붙어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미 코드 개발을 돕는 서비스도 나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회사인 깃허브가 오픈AI와 함께 선보인 ‘코파일럿’이다. 코파일럿은 개발자가 개발 중인 코드의 문맥을 분석하고 이해한 후 코드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거나, 주석으로 설명을 쓰면 그에 맞는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또한 반복되는 코드를 자동으로 채워주며, 복잡한 알고리즘을 제공하고, 구현된 코드에 대한 테스트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기능도 있다. 현재도 기술 업그레이드 중이다.

실제 다수의 개발자들이 챗GPT를 보조 도구로 삼고 있다. 개발자들은 챗GPT의 코딩 수준에 감탄하면서도 우려도 크다. 챗GPT가 개발자의 역할을 대신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고급 개발자만 살아남는 시대가 올 것이란 우려다.

기대와 우려를 뒤로 하고, 챗GPT는 계속 진화 중이다. 최근에는 코드 인터프리터란 외부 플러그인을 실행해 파이썬이나 다른 서드파티를 열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코드를 실행할 수 있는 데모 버전을 내놨다. 오픈AI 측은 “파이썬을 사용하고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처리할 수 있는 실험적인 챗GPT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코딩의 ‘ㅋ’도 모르는 기자도 코딩을 할 줄 아는 시대가 오고 있다. [꿀팁] 마법의 문장①오피스 툴이나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야기 해라
파이톤인지, VBA인지, 구글 앱스 스크립트인지 챗GPT는 그에 맞춰 코드를 내놓을 수 있다. 명령어가 명확하지 않으면 챗GPT는 곤란한 답을 내놓기 일쑤다. “AI 언어 모델로서 지침과 조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앱에 대한 완전한 코드를 작성할 수는 없어요”라고.

② 코드에 상세한 주석을 달아줘
코드 안에서 코드를 설명하는 문구를 원하면 상세한 주석을 달아 달라고 요청한다. 이 경우 챗GPT가 좀더 정밀한 코드를 만들어 줄 것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