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 키워드인 ESG·기후변화 강연
식탁을 바꾸는 푸드 테크, 기후위기 해결사 그린 테크 사례
친환경 샴푸바 만들기 등 체험 워크숍도

ONSO WEEK 2023 콘퍼런스에서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 소장과 문성후 법무법인 원 고문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공 : 현대차 정몽구 재단.
ONSO WEEK 2023 콘퍼런스에서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 소장과 문성후 법무법인 원 고문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제공 : 현대차 정몽구 재단.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주최한 ‘온소 위크(ONSO WEEK) 2023’ 컨퍼런스가 ‘공존하는 미래, 변화하는 시대’를 주제로 지난 4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중구 임팩트 공간 플랫폼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올해 온소 위크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변화, 그린 테크 분야 유명 연사들의 특강과 함께 리사이클 홈가드닝, 친환경 샴푸바 만들기 등 체험 워크숍이 3일간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한경ESG와 아트임팩트가 공동 주관했다.

첫날인 6일에는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 소장과 문성후 법무법인 원 고문이 ‘새로운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 ESG’를 주제로 강연했다.

ESG, 기업과 개인 모두의 성장 엔진

김동수 소장은 “ESG는 특별한 단어가 아니다”라며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경영”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ESG를 1.0에서 4.0까지 네 단계로 구분하며 기업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1.0에서 외부의 요구에 대응하고 경쟁사를 이기려는 2.0, 경쟁우위 수단으로 활용하는 3.0을 거쳐, ESG 경영 내재화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ESG 4.0을 실천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결국 미래에는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체의 지속가능성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판단될 것”이라며 “선도적으로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게 되고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문성후 법무법인 원 고문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경영 용어인 ‘ESG’를 개인의 삶, 청년의 미래, 사회적 맥락으로 풀어 설명하며 ESG는 미래 세대를 위한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ESG 요소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꼽고 저탄소 공연을 하는 밴드 ‘콜드 플레이’, 전 직원이 주주이면서 포용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구사해 성장하고 있는 식품기업 ‘바릴라’, 지속 가능한 관광과 패션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문 고문은 “ESG는 기업이나 개인의 삶에 새롭게 적용시켜야 할 경영 문법”이라며 “ESG를 가까이하고 실천해 개인의 삶에 깊숙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미래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식탁으로 공존하는 미래를

이어 ‘미래를 바꾸는 나만의 식탁’을 주제로한 두번째 세션에서는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와 윤지로 <탄소로운 식탁> 저자가 강연했다.

임팩트 엑셀러레이터인 소풍벤처스 한상엽 대표는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혁신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의 탈탄소화를 돕고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에너지 전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농업 분야의 혁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 대표는 3년 전부터 농식품 전문 투자 및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대표는 버려지는 식품 부산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리하베스트’, 모든 이의 채식을 돕는 '채식한끼', 노지 작물 재배관리 시스템 기업 ‘에이아이에스’, 버섯으로 치킨을 만드는 '위미트' 등을 우리의 밥상을 바꾸는 혁신 스타트업으로 소개했다.

윤지로 작가는 기후와 환경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스토리 텔링 기반의 이색적인 강연을 펼쳤다. 윤 작가는 탄소가 지구 행성에서 조성되던 지질학적 일대기로 시작해 농업과 축산, 수산업의 발전사를 살펴보며 탄소가 누적 배출되는 순환 경로를 강연으로 재연했다.

윤 작가는 특히 인류의 폭발적인 인구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질소 비료 사용과 육류 생산 방식, 경운 가능 농지의 황폐화, 식량 위기까지 흥미롭게 풀어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제공: 현대차 정몽구 재단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제공: 현대차 정몽구 재단
국가와 인류 운명 '기후'에 달려

이튿날인 7일 첫 세션은 ‘좋은 비즈니스는 그린에서 탄생한다’를 주제로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홍종호 교수는 기후변화와 경제학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기후의 눈으로 경제학을 다시 봐야하고 경제학의 눈의로 기후변화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한국은 과거 ‘검은 연기’를 조국 근대화, 산업화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탄소 고배출 국가의 제품에 일종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기업의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도록 압박하는 글로벌 캠페인인 RE100(재생에너지 100%) 등을 소개하며 “각 국가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후변화에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한국경제도, 대한민국도 암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덕 대표는 녹색 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후는 나와 가족, 인류의 생존이 걸린 그 어떤 문제보다도 심각한 문제”라며 “큰 문제일수록 큰 사업 기회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결국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인간이 만든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인 기업, 그중에서도 스타트업이 혁신을 추구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직이라며 이들이 인류를 구할 원대한 꿈 기반으로 그린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알코올을 만들어 제품화하는 ‘에어컴퍼니’, 버섯 균사체를 배양해서 대체 가죽을 만드는 ‘마이셀’, 이차 전지를 재제조하는 '포엔', 일반 고기 대비 환경 영향을 25% 수준으로 낮춘 대체육을 생산하는 ‘비욘드 미트’, 친환경 콘트리트를 생산하는 ‘카비 크리트’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왼쪽부터) 백수진 아나운서,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 이주봉 더데이원랩 대표,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임원. 제공: 현대차 정몽구 재단
(왼쪽부터) 백수진 아나운서,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 이주봉 더데이원랩 대표, 신용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임원. 제공: 현대차 정몽구 재단
그린 테크, 이렇게 지구를 구한다

이어 두번째 세션 ‘비즈니스 부스터, 그린 테크’에서는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가 이차전지 분리막 소재에서 고어텍스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이를 패션 소재로 활용한 과정을 소개했다.

자연 분해 소재를 개발한 이주봉 더데이원랩 대표는 플라스틱의 탄생부터 합성 플라스틱의 발전, 미세 플라스틱 해양 오염 등 플라스틱이 초래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들려줬다.

신용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국가최고기술임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AI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환경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맹그로브 나무 서식지 관찰과 데이터 센터 관리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이날 한 참가자는 “개인적인 관심으로 휴가를 내고 참여했는데 전문가들이 ESG를 쉽게 짚어줘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있었다”며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도 많아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현대차 정몽구 재단 임팩트 공간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참가자들이 ESG 체험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제공 : 현대차 정몽구 재단
지난 8일 현대차 정몽구 재단 임팩트 공간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참가자들이 ESG 체험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제공 : 현대차 정몽구 재단
콘퍼런스에서 워크숍, 교육까지
복합 문화 공간 '온드림 소사이어티'


온소 위크 마지막 날인 8일에는 ESG를 일상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워크숍이 열렸다. 전자 회로를 직접 만들고 분해하며 재활용 방법을 이야기하는 최태윤 작가의 '전자쓰레기의 모든 것: 생성과 순환', 링크앤라이프의 '리사이클 홈가드닝 클래스', 지구샵의 '지구학교 친환경 샴푸바 만들기', 우리동네 플라스틱 연구소의 '우리동네 업사이클 플라스틱 공작소' 등이 진행됐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관계자는 “사회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재단이라는 방향성에 맞게 앞으로도 사회의 사각지대 속 숨은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소한 '온드림 소사이어티'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온소 위크 외에도 ESG 워크숍, ONSO ESG COLLEGE(교육), ONSO GREEN LAB(친환경 소셜 벤처 육성) 등 미래인재와 친환경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표적인 소셜 임팩트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