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中 화유코발트와 1.2조 전구체 공장 건설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후보지 가능성도

전라북도 군산시에 위치한 새만금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LG화학 제공
전라북도 군산시에 위치한 새만금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손잡고 새만금국가산업단지(이하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면서 새만금이 2차전지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LG화학은 4월 19일 유관기관들과 전라북도 군산시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전구체 공장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4월 17일 밝혔다. 협약에는 새만금개발청을 비롯해 투자자로 LG화학과 화유코발트, 지자체·공사로는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가 참여한다.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인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이번 협약으로 2028년까지 총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산단 6공구에 전구체 공장을 단계적으로 짓는다. 올해 착공을 목표로 2026년까지 1차로 5만톤의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

향후 2차로 5만톤의 생산 설비를 증설해 연간 10만톤 규모의 전구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양사는 새만금 공장에 메탈을 정련하는 설비를 만들어 전구체의 소재인 황산메탈도 생산한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섞은 화합물로 배터리의 심장인 양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다. 전구체 10만톤은 전기차 100만여 대(500km 주행 가능한 75kWh 용량 기준)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은 이번 새만금 전구체 공장 건립으로 한국에서 메탈 정련이 가능해지고 전구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LG화학·화유코발트의 1조 2000억원 규모 투자는 2022년 한해 투자 유치 실적(21개사, 1조1852억원)을 초과한 금액으로 제조분야 역대 최대 기업유치 실적이다.

새만금산단에는 LG화학을 비롯해 최근 배터리 관련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3월 23일 SK온이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업체 거린메이(GEM)와 1조 2100억원 규모의 전구체 합작 공장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3월 30일에는 하이드로리튬과 어반리튬이 각각 3255억원과 1737억원을 투자해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새만금산단은 항만과 인접해 물류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확장 가능한 대규모 부지가 있어 전지 소재 공장입지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부지 규모는 축구장 46개 크기인 33만㎡(약 10만평)에 달한다.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새만금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면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은 5년 동안(최초 3년 100%, 추가 2년 50%)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새만금은 테슬라가 추진 중인 아시아 기가팩토리 공장 유치 가능성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는 5조~10조원을 투자해 82만㎡(25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하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생산공장(기가팩토리)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면담을 통해 직접 한국에 투자를 요청했고, 당시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