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포트폴리오 312곳 금융 배출량 산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6억 7960만톤의 3.98% 차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AI 기반 ESG 평가기관인 후즈굿(Who’s Good)은 국민연금 자산 포트폴리오 내 국내 1168개 보통주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 312곳에 대한 국민연금의 금융 배출량을 계산한 결과, 2021년 말 기준으로 총 2710만 3018톤(tCO2e)이 산출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2021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인 6억 7960만톤의 3.98%를 차지한다. 2019년과 2020년 금융배출량은 각각 3740만 톤과 3372만 톤이 넘었다. 국민연금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만을 가지고 산정한 결과로 실제 금융배출량은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배출량(financed emissions)은 금융기관이 투자, 대출, 보험 등 금융자산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말한다. 고탄소 배출 산업에 투자할수록 투자 금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한다.
국민연금 금융 배출량의 섹터별 비중은 소재 42%, 에너지 42%다. 하드웨어 및 반도체 8%, 운송 3%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5.9%의 지분을 소유한 한국전력공사의 금융배출량이 1035만 톤으로 가장 높았다.
9.3% 지분 POSCO홀딩스 726만 톤, 8.5% 지분 삼성전자가 123만 톤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S-Oil, LG화학, 대한항공, 롯데케미칼, 쌍용씨앤이, SK하이닉스, 고려아연이 10위 안에 포함되었다.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인 SBTi(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의 1.5℃ 시나리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9년 기준연도 배출량(3746만 톤)을 2035년까지 67.2% 감축해야 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국민연금 2040 넷제로 달성 방안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국민연금이 넷제로 목표를 2040년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정애 의원은 “국민연금의 넷제로는 국민연금만의 넷제로가 아니다"라며 "국민연금의 투자 대상인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기후변화는 국민연금 기금 수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이슈로 장기투자자인 국민연금의 투자시계열과도 부합한다"며 "국민연금의 넷제로는 그런 점에서 수탁자 책무인 동시에 탈탄소 등 지속 가능한 경제로 자본시장을 대전환하는 역사적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윤덕찬 후즈굿 대표는 “전 세계 주요 연기금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에 금융배출량 산정을 통한
넷제로 목표설정과 감축은 기후 행동의 표준이 됐다. 국민연금의 이번 금융배출량 산정은 일부 주요 금융기관들만 산정하고 있는 금융배출량의 개념을 전체 금융기관으로 확산하고 넷제로를 추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민연금의 이번 금융배출량은 국내 주식 자산 중에서도 배출량이 공시된 일부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수치다. 이와 관련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향후 국민연금의 국내외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 전 자산군에 대하여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하여 금융배출량을 산정하고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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