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 대한제분과 상표권 계약 종료
‘곰표밀맥주’ 더 이상 판매 못해
대한제분, 제주맥주와 제2의 곰표밀맥주 준비 중
골든블루, 칼스버그로부터 일방적 계약해지 당해
최근 보여지는 맥주업계의 상황을 이렇게 한 문장으로 요약 할 수 있다. 한때 협력 관계였던 업체들이 서로 등을 돌리고 경쟁자로 돌아서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밀가루 회사와 수제맥주 회사의 협업으로 눈길을 끌었던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다.
양사는 2020년 5월 함께 편의점 CU에서 ‘곰표밀맥주’를 출시해 맥주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들이다.
CU에서 처음으로 오비맥주나 하이트진로와 같은 대형 제조사가 아닌 수제맥주 업체가 만든 제품이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곰표밀맥주’는 현재까지 5850만 캔이 팔렸을 만큼 ‘스테디 셀러’ 맥주 가 됐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곰표밀맥주’를 구매할 수 없게 됐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이 맺은 ‘곰표’상표권 계약이 올해 종료됐기 때문이다.
세븐브로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곰표 상표권 계약 만료를 앞두고 대한제분이 돌연 제조사를 다시 선정하겠다며 세븐브로이맥주 측에 경쟁입찰에 참여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세븐브로이 측은 입찰에 참여했으나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대한제분은 제주맥주와 새롭게 계약을 맺고 제 2의 ‘곰표밀맥주’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골든블루와 덴마크 맥주 브랜드 칼스버그도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선 사례다.
위스키와 맥주 등 주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골든블루는 최근 덴마크 칼스버그 맥주의 모든 유통을 중단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이유는 칼스버그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
골든블루는 2018년 5월부터 5년간 칼스버그 맥주를 유통하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 10위권 내 연착륙을 도왔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칼스버스 측이 계약해지를 통보한 데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골든블루에 따르면 칼스버그는 시의적절한 계약 해지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지난해 1월 이후 2, 3개월 단위로 단기 계약 연장을 하는가 하면 급기야 같은 해 10월부터는 무계약 상태로 수입·유통을 이어왔다는 설명이다.
칼스버그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칼스버그코리아를 앞세워 자사 제품을 직접 유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협력 관계였던 골든블루와 불편한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