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럭셔리 편집샵 맥스필드 창립자 아들이 1996년 론칭한 브랜드

갤러리아가 유통하는 LA 브랜드 제임스펄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제임스펄스 홈페이지)
갤러리아가 유통하는 LA 브랜드 제임스펄스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제임스펄스 홈페이지)
요즘 패션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MZ세대'와 '신(新)명품'이 아닐까 합니다. 신명품은 말 그대로 우리가 알던 익숙한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명품이라는 겁니다. 가격대는 높지만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거나 정식 유통이 안 되는 브랜드를 '신명품'이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오늘(19일) 갤러리아가 2030세대 고객들로부터 '제임스펄스'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신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습니다.

제임스 펄스는 1996년 출시된 브랜드로, 나온 지 27년밖에 안 됐습니다. 신명품으로 불리는 다른 브랜드들이 1960년대에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신상'에 속합니다.

미국 LA에는 맥스필드라는 럭셔리 패션 편집샵이 있는데요. 고가의 브랜드에서 괜찮다 싶은 제품들만 편집샵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해 판매하는 형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BTS가 방문한 편집샵으로도 유명합니다. BTS 팬들이 미국을 가면 한번쯤 들리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고요.

이 편집샵의 창업자가 토미 펄스인데요. 토미 펄스의 아들인 제임스 펄스가 론칭한 브랜드가 '제임스펄스'입니다. 제임스펄스의 특징은 로고가 잘 안 보인다는 겁니다. 로고를 노출하지 않고 옷 특유의 원단, 색상, 실루엣, 질감, 패턴 등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는 '로고리스(logoless) 정책'으로 옷을 디자인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임스펄스는 '기본템(기본적인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티셔츠, 니트, 바지 등의 디자인이 단순하거든요. 그래서 제임스펄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어떤 옷에 입어도 잘 어울리고, 오래 입어서 옷에 구멍이 뚫려도 멋스럽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국내에는 갤러리아가 2021년 단독 판권을 확보하면서 갤러리아명품관에서 처음 판매를 시작했고요. 가격대는 티셔츠 10만~30만원대, 니트는 70~80만원대로 높은 편이지만, 품질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VIP 고객들의 'SPA 브랜드'로도 불립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제임스펄스 매출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데요. 갤러리아명품관 매장의 올해 1월부터 3월의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고, 현재 운영 중인 4개 매장의 월 평균 매출은 약 1억원으로 상품군 내에서도 상위권 매출을 기록한다고 합니다.

갤러리아 측에서는 "최근 2030 고객들이 로고플레이 패션보단 품질 좋은 신명품을 많이 찾는 추세"라고 인기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스튜디오 니콜슨, 아워레가시 등을 같이 언급했습니다. 이들 브랜드 모두 로고리스지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맞는 것도 같습니다. MZ세대의 소비 특성 중 하나가 '나만 아는 것', '남들과 다른 것'을 발굴해 내는 '디깅 소비'라고 하니까요. MZ세대를 잡기 위해 새로우면서도 중고가 가격대에 품질까지 좋은 제품들을 찾아야 하는 패션업계는 앞으로도 한동안 바쁠 것 같습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