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놀이는 일종의 ‘챌린지’처럼 굳어졌다. 같은 질문을 한 뒤 상대의 반응을 영상으로 촬영하거나 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SNS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각 SNS와 커뮤니티에는 해당 게시글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 이색적이거나 재밌는 게시글은 온라인상에서 공유가 되면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트위터와 유튜브 내 인기 게시글 조회수는 각각 최대 1백만 회, 67만 회를 넘어섰다.
게시글을 살펴보면 “잡아서 버려야지”, “X스코 부를 거야”, “의사소통 가능한 바퀴벌레라고 방송에 소개하고 출연료 받아야지” 등 웃음을 유발하는 답변부터 “예쁜 집 지어서 키워줄게”, “나도 같이 바퀴벌레가 될게’ 감동을 주는 반응까지 각양각색이다.
‘바퀴벌레’ 질문 유행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난달 20일에 올린 게시글로부터 시작됐다. 프란츠 카프카 소설 ‘변신’을 읽었다는 이용자는 어머니에게 ‘내가 바퀴벌레로 변신하면?’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돌아온 ‘바퀴벌레가 딸인 걸 알면 사랑하겠지’라는 답변을 갈무리해 트위터에 올렸고, 수많은 공유와 댓글이 달리며 인기 글로 등극하게 됐다.
소설 ‘변신’은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가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신하는 내용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그레고르는 자신이 벌레가 된 순간에서도 직장을 걱정하며 책임감 있는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가족들은 벌레가 된 그를 무시하고 경멸하며 심지어 사과를 던지며 폭력까지 휘두른다. 결국 그레고르는 방 안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게 되지만 가족들은 그의 죽음에 오히려 해방감을 느낀다.
이들은 허무맹랑한 질문을 통해 가까운 상대의 자신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나 사랑해?”의 번외 질문이다. 사랑을 확인하는 Z세대만의 유쾌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또 이로부터 파생된 다양한 반응을 보며 공감과 재미를 느끼는 것도 ‘바퀴벌레 챌린지’가 유행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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