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 ‘밀키트 제품 먹어본 적 있다’…요리 방법이 어렵거나(36.1%), 재료 손질이 힘들고 레시피가 복잡할 때(35.1%) 밀키트 찾아
#결혼 7년차인 직장인 김지은 씨는 밀키트 제품 애호가다. 입맛이 까다로운 자녀들을 위해 직접 재료를 구입해 요리하기가 어려웠던 김 씨는 요즘 제철 음식도 밀키트 제품으로 즐기고 있다. 김 씨가 밀키트 구매를 늘린 이유는 다름아닌 남편의 영향이 컸다. 맞벌이 특성상 남편과 집안일을 분담하지만 요리는 늘 김 씨의 몫이었는데, 밀키트 제품 구매를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씨는 “밀키트 제품을 구입한 뒤로는 요리를 전혀 할 줄 몰랐던 남편이 더 나서고 있다”며 “어렵지 않은 조리 방식에다가 맛, 비주얼 같이 음식의 퀄리티도 높아 음식에 취미를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밀키트의 대중화가 한걸음 더 다가온 분위기다. ‘진공팩에 포장된 음식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라는 인식이 차츰 사라지고 요리하기 어려운 음식을 집에서 간편하게 밀키트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식사 준비를 직접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밀키트 제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집에서 요리를 해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간편한 조리로 높은 퀄리티의 식사가 가능한 밀키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89.5%)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최근 밀키트의 인기가 높아짐을 증명했다. 또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지고(90.3%, 동의율),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87.4%)는 응답도 높게 나타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밀키트의 인기를 엿볼 수 있었다. 재료 구입 x, 빠르게 준비할 수 있어 밀키트 구입하는 현대인들
밀키트 제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간편함이었다. 직접 재료를 준비할 필요가 없고(54.7%, 중복응답), 식사 준비를 빠르게 할 수 있다(53.1%)는 장점으로 인해 밀키트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 밀키트 구매 비율을 보면 20대 48.2%, 30대 51.5%, 40대 56.8%, 50대 63.0%로 집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높은 50대 고연령층에서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밀키트를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밀키트가 요리에 대한 장벽을 낮춰준다는 의견이 89.1%로 높게 나타났으며, 10명 중 9명이 요리에 소질이 없더라도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89.0%)고 답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밀키트 제품을 언제 가장 많이 소비할까. 먹고 싶은 음식이 있지만 요리 방법이 어렵거나(36.1%, 중복응답), 재료 손질이 힘들고 레시피가 복잡할 때(35.1%) 보다 쉽게 요리하기 위해 밀키트 제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89.3%)은 밀키트로 평소 자주 먹지 못하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며, 집들이 등 손님을 맞이할 때 이용하기 좋다(73.1%, 동의율)고 꼽았다.
특히 20대 저연령층(20대 27.9%, 30대 23.2%, 40대 18.2%, 50대 14.8%)과 1인 가구(1인 가구 34.0%, 2인 가구 17.9%, 3인 가구 18.3%, 4인 가구 18.5%)의 경우 특정 메뉴를 1인분만 먹고 싶을 때 밀키트를 구매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응답자 10명 중 9명 '향후 밀키트 제품 구매 의향 있어'
전반적으로 응답자들은 밀키트 제품이 바쁜 현대사회에서 경제적이고 실용적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밀키트의 장점으로 시간 활용에 도움이 되고(93.4%, 동의율), 식재료 낭비를 줄일 수 있어(84.4%) 오히려 경제적(87.9%)이며, 레시피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적인 면에서도 합리적이라는 응답이 69.5%로 높게 나타났다. 물론 일각에서는 유명 식당의 밀키트라도 매장에서 먹는 것과는 차이가 있고(81.1%, 동의율), 밀키트를 이용함으로써 일회용품 소비가 많아질 수 있다(73.8%)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밀키트 이용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의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대다수(85.5%)는 향후 밀키트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고 나타났다. 주로 국·찌개·탕(45.6%, 중복응답), 전골·샤브샤브·나베(34.3%), 닭갈비·찜닭·닭볶음탕(32.3%) 등 재료 손질이 복잡하고 어려운 제품의 이용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집에서 꼭 요리를 해 먹어야 한다”는 인식 줄었지만 4050세대 ‘밥은 정성’이라는 인식 여전
한편 밀키트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집밥을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줄어들고 있었다. ‘맛’보다 ‘정성’으로 차리는 밥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응답자는 34.3%에 불과했다. 심지어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집에서 꼭 요리를 해먹을 필요는 없다고 응답할 정도로 그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반면 50대 고연령층의 경우 정성이 담긴 요리와 식사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평가한(20대 71.6%, 30대 66.4%, 40대 74.8%, 50대 80%) 반면 저연령층의 경우 식사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맛’만 있으면 된다(20대 59.2%, 30대 55.2%, 40대 39.6%, 50대 40.4%)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그간의 생활 식습관이 반영된 데이터로 50대 고연령층에서는 집밥에 대한 인식이 먹는 것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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