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노조 이어 라이더 유니온 10일 파업 결정
기본료 인상 요구 나서...소비자 반응은 냉랭

5월 5일 어린이날에 배민 노조가 파업을 진행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5월 5일 어린이날에 배민 노조가 파업을 진행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이하 배민 노조) 소속 라이더들이 어린이날인 5월 5일 파업을 한 데 이어 경쟁 노조인 라이더유니온도 10일부터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배민 노조와 마찬가지로 배달료를 올려달라는 것이 파업을 하는 주된 이유다. 그런데 이들의 요규가 좀처럼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라이더유니온은 자체 투표를 진행한 뒤 10일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배민의 27%에 달하는 임금 삭감과 독점기업의 갑질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며 파업의 이유를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투쟁 선포문에서 “우리는 9년째 배달료가 동결”이라며 “폭풍우 치는 추운 밤, 눈이 내리는 미끄러운 얼음길에서도 우리는 묵묵히 달렸다. 뜨거운 태양 아래 열악한 도로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해온 우리 라이더들에게 배달의민족은 9년 동안 배달료를 동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업주와 고객들에게 받은 배달료 모두를 라이더에게 지급하지 않고 그것마저 기업의 이익을 위해 남겨두고 일부만 지급하고 있다”며 “더욱이 알뜰배달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기본료 2200원, 임금을 27%나 삭감한 배달의민족에게 우리는 분노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배달 수수료 부담 가중 우려도또 라이더유니온은 “위험한 오토바이에 올라 고객들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노력해온 라이더들에게 우리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비윤리적인 임금을 지급하는 배달의민족에게 우리는 분노한다”며 “(배달의민족은) 한해 영업이익이 4200억원이 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점점 더 적어지는 배달료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배민 노조도 어린이날 파업을 단행하면서 “최저임금도 물가도 오르고 있지만 기본 배달료만 맘춰있다”고 밝히며 기본배달료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려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라이더들의 목소리와 달리 이미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달 수수료의 부담이 상당해 더 이상 배달료를 올리는데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행 배달료의 경우 소비자와 음식점 업주가 각각 수수료를 부담한 뒤 이를 배민 등 플랫폼 중개업자와 라이더들이 나누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체 비용 중 라이더 몫의 비중을 늘리자는 게 라이더들의 요구다.

반면 플랫폼 사업자들은 회사 몫의 수수료도 할증요금 형태로 라이더들에게 지급되는 만큼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소비자 또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역시 이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파업기사 관련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판 등을 찾아보면 “파업을 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겠다”, “앞으로는 그냥 음식점에서 직접 픽업해야겠다”, “본인들이 배달을 하기로 결정하고 왜 파업을하는거냐”라는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