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전기차 생산시설 35% 세액 공제”
현대차는 울산에 전기차 공장 2조원 투자
IRA 여파 현실화?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기차 판매 감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을 방문해 전기차 생산·수출 현장을 점검한 후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 자동차 산업이 2030년 글로벌 미래차 3강을 달성할 수 있도록 투자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우선 배터리 성능 고도화, 자율주행 안정성 제고 등 미래형 모빌리티 핵심 기술 개발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며 “전문인력 양성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미래형 이동수단을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추가해 세계 최고 수준의 파격적인 세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기차 생산시설에 대해서도 올해 투자분부터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한다.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내달 초 시행될 예정이다.
또 신규 국가산단 5개소를 미래차 관련 특화단지로 조성해 지역 소재 대학, 중간 지원기관 등과의 연계를 통해 기술 개발부터 생산·유통까지 전주기를 지원한다.
추 부총리는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 기회를 활용해 투자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선 “향후 이행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수혜는 극대화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미래 자동차 산업 혁신 허브로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울산 공장에 2조원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운다. 울산 공장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1996년 아산 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7만1000평의 건축 면적으로 연내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 자동화, 친환경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미래차를 양산한다.
지난 4월엔 기아가 오토랜드 화성에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오토랜드 광명도 상반기 중 내연기관 생산 시설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2025년 하반기 양산에 돌입,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고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한다. 전기차 생산량을 연간 151만대로 확대해 이 중 60%인 92만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도 364만대까지 늘려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났지만 판매 상위 10개 회사 중 현대차·기아만 판매량이 감소했다. IRA에 따른 보조금 문제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의 최우선 시장이다. IRA 발효 전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은 시장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IRA 보조금 탈락이 최종 확정된 지난 4월 현대차 아이오닉5의 미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2323대를 팔았다. 기아 EV6(판매량 1241대)는 전년 대비 52.8% 수직 하락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기후변화 대응을 이유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보조금 7500달러(약 1000만원)을 지급하는 IRA를 발효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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