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T&G 대전 신탄진 공장서 성희롱 사건 발생
면접관이었던 가해자, 수개월간 성적 메시지 보내···답장 없으면 ‘왜 답 안하느냐’, ‘재계약’ 언급하기도
KT&G측, “사건 해결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해, 피해자에 직무 변경 재계약 제안”
2022년 5월 KT&G 신탄진 공장에 입사한 ㄱ씨는 면접관이자 상사였던 ㄴ로부터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 ㄱ씨가 입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면접관이었던 ㄴ은 메신저로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며 ‘회사생활 힘든 것 없느냐’,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면접관이었지만 자신보다 3살이나 어린 ㄴ이 친구로 지내자는 말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렸다는 ㄱ씨는 “면접관이기도 했고, 싫은 내색을 보이면 회사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부관계 비밀, 성희롱 메시지 수차례 보내···답장 없으니 재계약 언급도
이후 ㄴ의 성희롱이 시작됐다. ㄴ은 퇴근시간 이후 개인 메신저로 ‘난 너의 편. 어제부터 친구잖아’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낮밤가리지 않고 제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묻지도 않은 ㄴ의 부부관계 문제부터 성희롱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보내왔다.
ㄱ씨는 “처음에 그런 성적인 메시지가 왔을 때 답장을 안했는데, 회사에서 만나 ‘왜 안 받았냐’며 묻더라. 그러면서 ‘나중에 재계약이 힘들 수 있다’ ‘계약할 때 자기를 거쳐 보고서를 쓴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제보자는 면접관이었던 ㄴ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11월 팀 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ㄴ이 다음날 제보자에게 ‘어떻게 놀아줬느냐’, ‘잘 놀아주지 말아라, 버릇든다’, ‘월급 받아 뭘 하냐’, ‘부모님한테 잘해라’라며 훈계를 늘어놓았다. ㄱ씨는 “기분이 나빠 대꾸를 안 했더니 다음날 저한테 와서 회사 다니기 싫으냐, 회사에 불만 있냐 라며 갑질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보자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정직2개월과 근무지 이동처분
성희롱과 괴롭힘이 지속되자 ㄱ씨는 사내 감사실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가해자를 신고했다. 회사측은 조사를 마친 후 가해자에게 정직 2개월과 근무지 이동명령을 내렸다.
공개사과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이 갈린다. 피해자는 처음부터 공개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는데, 어렵다고 하더라. 이유는 가해자도 인격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징계 조치외에 공식적인 사과 요구는 뒤늦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직과 근무지 이동명령으로 이미 징계가 끝나 공개사과를 가해자에게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 [끝까지 간다]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억울하고 불합리한 일을 겪고 있는 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끝까지 취재해 세상에 알리겠습니다. 제보는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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