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바드’ 공개... 영어 이어 한국어 지원
‘픽셀 폴드’로 삼성이 이끄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공략 나서

[이명지의 IT뷰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의 원조 강자' 구글이 10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를 전 세계 180개국에서 전면 오픈했습니다. 지난 3월 출시한 지 한 달만의 일입니다.

버드에는 구글의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LLM) 팜2(PaLM)이 탑재됐습니다. 팜2는 작년 4월 선보인 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10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합니다. 530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바탕으로 과학과 수학에서의 추론은 물론 코딩 작업도 가능하다고 구글은 설명합니다.

또 한국어 지원도 가능합니다. 그간 바드는 영문으로만 지원돼 왔는데 두 번째 지원 언어가 한국어인거죠. 구글 측은 조만간 40개의 언어로도 서비스가 지원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바드는 이미지로도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의 질문에 이미지를 답으로 내놓고, 또 이미지에 대한 질문도 해결할 수 있죠. 바드가 시각 분석을 사용해 정보를 가져오도록 ‘구글 렌즈’를 결합했습니다.

구글은 바드를 통해 오픈AI의 ‘챗GPT’에게 뺏긴 AI 패권을 되찾아 오려고 합니다. 최근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검색 엔진 ‘빙’에 탑재되는 등 생태계를 넓히고 있습니다. 더 이상 뒤처지면 AI는 물론 검색엔진 구글까지 챗GPT를 장착한 빙에 밀릴 위기죠.

구글은 바드의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 어도비의 생성형 AI 모델 ‘파이어플라이’와 결합해 고품질의 이미지로 답변하고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또 바드를 결합한 새로운 검색엔진은 10일부터 시범 운영에 돌입합니다.

한편 AI 외에도 또 하나 눈길을 끈 소식이 있죠. 구글이 접는 스마트폰 ‘픽셀 폴드’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옆으로 접는 형태의 이 스마트폰의 가격은 1799달러(약 237만원)인데 한국에서는 출시되지 않습니다.

구글은 픽셀 폴드에 대해 “가장 얇은 폴더블 제품이 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또 이 제품의 힌지가 경쟁사 제품보다 뛰어낸 내구성을 가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쟁사’란 삼성전자를 말하겠죠? 현재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2019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 후 선도하고 있는데요.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내놨지만, 아직까지는 삼성의 영향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죠.

이 제품이 의미하는 것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로써 새로운 전략을 내세웠다는 것입니다. 그간 구글은 타 제조사들보다 저렴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이번 제품은 그간 발표했던 제품 중 가장 고가죠.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던 구글이 폴더블폰을 통해 타사와 ‘실력’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픽셀 폴드’는 초기 작품으로 약간은 어설픈 모습이 보입니다. 외부 디스플레이도 구현되지 않고 스타일러스 입력도 불가능하죠. 하지만 그간 소프트웨어에 치중하던 구글이 고가의 하드웨어를 출시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한 마디로 간추리자면 이번 개발자 회의는 구글이 자사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조하고,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