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파티 장소 인근 주민들, 밤늦게까지 소음·밝은 빛 시달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시간으로 구찌의 패션쇼 현장 모습을 공유했고, 쇼가 끝날 때까지 구찌에 대한 호평이 자자했습니다. 딱, 이때까지는요.
논란이 발생한 시점은 16일 밤 11시가 넘어서입니다.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끝낸 구찌가 경복궁 인근에서 애프터파티를 개최했는데요. 4시간 가까이 이어지면서 늦은 밤까지 계속된 소음이 문제가 됐습니다.
실제 애프터파티 장소 인근에 거주하는 트위터 사용자는 외부에서 촬영한 구찌 애프터파티 영상을 올리며 "지금 11시 30분이다. 여기 사람 사는 곳인데 어떻게 이러냐. 명품회사답게 굴 수 없냐. 정신병 걸리겠다"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도를 찾아보니, 구찌가 애프터파티를 연 곳은 3호선 경복궁역과 안국역 사이에 있는 한 건물이더라고요. 바로 옆에 조계사가 있고, 근처에는 거주용 오피스텔도 많았습니다.
구찌가 사용한 건물은 한 면이 전부 통유리입니다. 내부에서 사용하는 조명이 외부로 보여진다는 의미죠. 구찌는 애프터파티에서 밝고 강한 색의 조명을 사용했습니다. 밤늦게 내 집 안방까지 들어오는 조명이 있다고 생각해 보면, 인근 거주자들이 화를 내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거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구찌의 애프터파티 영상이 공유되자 네티즌들은 "이게 글로벌 회사의 행패가 아니면 뭐냐", "파티를 하는 건 좋은데, 방음이 되는 곳을 찾지 그랬냐", "주말이어도 이해를 할까 말까인데, 평일 밤 아니냐", "민폐 그 자체" 등의 의견을 보였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 출근 준비를 위해 자야 하는 사람들이 4~5시간을 소음과 불빛에 시달리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구찌의 애프터파티로 인해서요. 이 파티 이후 호평으로 마무리된 패션쇼까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열린 최초의 구찌 크루즈 패션쇼, 마무리가 참 아쉽네요. 파티에 적절한 장소를 찾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