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산책]
스스로 창작한 디자인, 어떻게 보호 받을 수 있을까[차효진의 지식재산권 산책]
A회사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 새로운 디자인을 창작했고 그 디자인(이하 공지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자 다른 경쟁사들이 A회사가 최초 선보인 ‘공지 디자인’을 도용해 유사한 제품을 제작하려고 한다. 이때 공지 디자인을 최초로 창작한 A회사는 어떠한 방법으로 공지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까.

디자인보호법은 진정한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 개발 후 사업 준비 등으로 미처 출원하지 못한 디자인에 대해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그 디자인 출원의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신규성 상실의 예외’라고 한다.

신규성 상실의 예외는 디자인 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디자인이 공지 등이 된 경우 공지된 날로부터 12개월 이내에 권리를 가진 자가 디자인 등록 출원한 디자인에 대해 신규성 및 창작 비용이성을 적용할 때는 공지 등이 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앞서 A회사는 공지 디자인을 최초로 공지(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을 의미한다)한 날로부터 12개월 이내에 ‘공지 디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디자인’을 출원하면서 신규성 상실 예외 주장 및 그 증명 서류 등을 제출한 경우에는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에 의해 공지 디자인을 공지된 것으로 보지 않게 된다.

공지 디자인을 제외하고 다른 공지된 선행 디자인과 대비해 신규성 및 창작 비용이성이 인정된다면 ‘공지 디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디자인’에 대한 디자인 등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공지 디자인과 동일 혹은 유사한 디자인에 대한 디자인권이 등록된다면 A회사는 등록된 디자인권에 기해 등록 디자인을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려는 경쟁사를 상대로 디자인권 침해 예방 청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신규성 상실 예외가 인정돼 등록된 디자인권의 독점권 인정 영역과 관한 문제가 된 사안이 있다.

경쟁사가 B회사의 등록 디자인을 도용해 제품을 판매하자 B회사가 경쟁사를 상대로 적극적 권리 범위 확인 심판 청구를 했다. 특허심판원에서 경쟁사는 자신의 디자인(확인 대상 디자인)은 ‘B회사가 스스로 공지한 선행 디자인’과 유사한 자유 실시 디자인에 해당한다고 해 등록 디자인의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허심판원은 경쟁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B회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B회사는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경쟁사는 위 심결 이후 B회사의 등록 디자인이 ‘B회사가 스스로 공지한 선행 디자인’에 의해 신규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디자인권 등록 무효 심판을 제기했는데 B회사는 ‘스스로 공지한 선행 디자인’을 신규성 상실의 예외인 디자인으로 주장하는 답변서를 제출했고 위 주장이 받아들여짐으로써 심판 청구가 기각돼 확정됐다. 이에 B회사의 등록 디자인권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됐다.

이런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디자인 창작자는 공지 디자인이 최초로 공지된 날로부터 12개월 이내에 그와 동일 혹은 유사 디자인을 출원하해야 하고 이를 주장할 수 있는 시기적 제약도 있다.

또한 디자인 출원 전에 경쟁사가 이미 공지 디자인을 도용한 제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경쟁사가 도용한 디자인이 또 다른 선행 디자인이 돼 신규성 상실 예외 규정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창작자의 디자인에 대한 신규성이 부정돼 그 등록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 창작자가 보다 안전하게 자신의 창작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공개하기 전에 디자인권을 출원할 필요가 있다.

차효진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