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스, 오니츠카타이거 등 인기…일부 한정판 제품은 리셀 시장에 등장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자그마치 206만7700명이라고 합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에 들어온 외국인은 총 673만 9500명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을 찾은 관광객 3명 가운데 1명은 한국인이었다는 말인 거죠.1분기 한국인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2만4913엔(약 120만원). 전체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쓴 금액은 1999억엔(약 1조9500억원)에 달합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년간 이어졌던 불매 운동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브랜드인 아식스, 오니츠카타이거 등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절대강자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포털에 아식스를 검색하면 '젤카야노', '젤 소노마', '젤 1090' 등이 연관검색어로 표출됩니다. 아식스가 선보인 '젤 시리즈'에 포함되는 제품명입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라인업이기도 하고요.
인기의 요인은 '한정판' 전략입니다. 아식스는 마뗑킴, 디비전, 세실리에 반센, 앤더슨 벨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아식스'를 떠올리면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정반대인 거죠. 그래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식스 제품을 두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제 가격에 구하기 힘들다"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수백만원대의 스니커즈 또는 명품 거래를 위한 리셀 플랫폼인 크림에도 아식스가 등장했습니다. 검색해 보니, 국내 브랜드 앤더슨 벨과 선보인 젤 1090 제품은 9만원대에 정식 출시됐으나 인기 사이즈 기준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국내 브랜드 마뗑킴과의 협업 제품 '젤 소노마'는 7~8만원 더 높은 가격입니다.
실제로 국내 대표 패션앱인 무신사는 얼마 전, 몇 가지 인기 브랜드에 한해 빠른 배송을 지원하는 '플러스 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는데요. 여기에 아식스를 포함시켰습니다. 아식스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방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다른 일본 브랜드 오니츠카타이거도 마찬가지고요.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오니츠카타이거 검색량을 확인해 봤습니다. 데이터랩은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서 검색어의 인기를 알려주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말에는 20~21 정도였던 수치가 올해 3월 중순 100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들의 인기는 실적으로 증명됩니다. 일본 본사인 이식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자 한국에서 오니츠카타이거, 아식스 등을 운영하는 '아식스스포츠'는 지난해 8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967억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습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억원에서 28억원으로 9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아식스와 오니츠카타이거의 인기가 계속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지난해보다 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일본 브랜드의 재기가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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