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성장세를 보인 패션 브랜드들 주목.. MZ 소비자 선호 트렌드 실적으로 나타나

신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등 국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및 가성비 살린 SPA 브랜드도 좋은 성적 거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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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 이후 패션업계의 순풍이 이어지나 싶더니 경기 불황으로 또다시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경기침체 속에서도 약진하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헤리티지와 신명품, 가성비 높은 브랜드들이 그 약진세에 이름을 올렸다.

‘오운완’ ‘갓생’ 영향으로 이어진 스포츠 브랜드의 강세
지난해부터 이어진 ‘오운완’, ‘갓생’ 열풍과 함께 떠오른 블록코어룩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스포츠 라이선스 브랜드 및 애슬레저 브랜드가 올 1분기에도 인기를 이어갔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NBA’와 ‘NBA키즈’는 1분기 마감 실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75%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 브랜드는 실제 미국 NBA팀 로고, 아이콘 등을 활용, 스포티 무드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해 고객 호응이 높다. 특히 팝업스토어 및 프라이빗 행사, 전속 모델 기용 등 고객 맞춤형 전략적 마케팅이 통해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배럴’은 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상·레저 스포츠 용품의 수요 급증에 맞춰 상품 구성 및 공급 전략을 강화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6.8% 증가한 매출 84억원 성과를 올렸으며, 스윔 카테고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도 1분기 흑자를 이뤘으며, ‘노스페이스’도 지난해에 비해 37.2% 신장률을 보이며 올 1분기 2,15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스포츠, 애슬레저 브랜드의 1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1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포츠 브랜드의 호실적은 아동복에도 이어졌다. 나이키키즈, 조던키즈 등을 전개하는 ‘플레이키즈-프로’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의 경우 1분기 기준 키즈 브랜드 매출이 2022년 4분기 대비 50% 신장했으며, 물놀이나 체육 교실에서 두루두루 입을 수 있는 레깅스 상품의 매출도도 급성장했다.

‘나만 아는 그 브랜드’ 국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열풍
MZ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분야에서도 긍정적 성과들이 돋보였다. ‘신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수입 브랜드부터 감도 높은 스타일과 유니크한 감성이 돋보이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매출 상승에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메종키츠네, 아미, 르메르, 자크뮈스 등 해외 신명품 브랜드를 적극 발굴, 전개하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1.0%, 영업이익 35.7% 증가했다. 특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전체 매출 중 약 30%를 해외 브랜드 매출이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아미’와 ‘메종키츠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 20%가량 증가해 탄탄한 인기를 입증했다. 한섬은 최근 아워레가시, 가브리엘라 허스트, 토템 등 해외 브랜드 론칭에 따른 신명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역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독 매장들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장한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눈길을 끈다. 여성복 브랜드 ‘시에(SIE)’는 더현대서울 내 매장이 3월 한 달 매출 7억원을 기록했으며, 1월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마뗑킴’도 월 평균 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2030대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트렌드·비용 다 잡는 가성비 甲 SPA 브랜드 약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와 최신 유행 스타일을 빠르게 적용하는 SPA 브랜드들도 올 1분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높아지는 물가 부담,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 등으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일상복을 찾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SPA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쏘’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작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스파오’ 역시 올 1분기에도 전년 대비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스파오의 경우 올해 중국 직진출에 나서며 글로벌 SPA 브랜드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에잇세컨즈’도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 SPA 브랜드인 ‘자라(ZARA)’와 ‘H&M’, ‘유니클로’도 작년 호실적을 거둔 후 올해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