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필요한 어르신 가파르게 증가···다양한 시니어 주거복지시설 확립 필요성 대두

아파트 단지 내 노인요양시설 짓는 은평구, 특정 질환 전문 요양원 건립하는 인천 등 지자체도 눈길

‘나이 들면 누가 돌봐주지?’ 초고령사회 문제, 지자체·스타트업이 던진 묘수
최근 고령화 현상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고령인구비율은 2014년 12.4%에서 2018년 14.3%, 2020년 15.7%, 올해 2023년에는 18.4%로 집계됐다. 고령인구란 총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구성비를 말한다. 유엔의 규정에 따르면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다고 규정돼 있다. 이 상승세로 볼 때 가까운 미래 국내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노년층의 의식주가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여겨지는데, 해외에서는 이미 미국의 은퇴자 주거복합단지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 등 다양한 형태의 시니어 주거 시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최근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령 인구를 위해 일상적인 케어와 여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시니어 주거복지시설이 도입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치매 등 전문 요양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서울시가 주도하는 아파트 단지 내 노인요양시설도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이 커지면서 스타트업에서도 노년층을 위한 주거복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자체 전문 요양시설 건립···지역 어르신들 노후 책임진다
어르신 주거복지시설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특정 질환에 특화된 전문 요양시설 건립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인천 시립요양원은 오는 9월 남동구 도림동에 준공돼 내년 3월 개원한다. 148억 원을 들인 시립요양원은 지상 3층, 연면적 3000㎡ 규모로 입소정원은 104명이다. 이곳에서는 노인성 질환을 앓는 어르신들에게 장기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매환자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맞춤 돌봄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요양원 내 게스트룸을 마련해 입소한 노인과 가족이 함께 숙박하면서 시설에 적응할 수 있고, 옥상 텃밭, 산책 데크 등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다.

과천시 역시 지역 최초 시립요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과천시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치매, 중풍 등 중증 노인성 질환을 겪는 어르신이 전문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과천시립요양원은 총사업비 303억 원을 들여 해당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928㎡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다. 총 140병상이 들어서며 2025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과천시는 치매환자의 공공형 보호체계 마련을 위한 치매전담실을 설치해 치매환자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맞춤케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괴산군은 치매전담 노인요양원을 건립하는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괴산군은 어르신들이 살던 고향에서 편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사업비 59억원을 투입해 괴산읍 동부리 일대에 연면적 1840㎡, 3층 규모의 군립 치매전담노인요양원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新모델로 주목 받는 은평구, 아파트 단지 내 노인요양시설 건립
서울 은평구에 국내 첫 아파트 단지 내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섰다. 이 시설은 어르신들이 평생을 살아온 동네를 떠나지 않고도 체계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복지모델로 주목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수색 13재정비촉진구역 내 시립 공공 노인요양시설이 이르면 오는 7월 완공된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인 이 건물은 아파트 단지 내에 건립 중이며, 총 85명 이상의 어르신이 지낼 수 있다.

시설에는 치매 노인 보호시설도 포함된다. 공공 노인요양시설은 서울시 관할이지만 각종 실무 행정과 설치 및 운영 관련 절차는 은평구가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공공 노인요양시설은 총 9개로, 7개는 시 외곽에, 2개는 경기 군포·용인시에 있다. 가족, 친구 등을 떠나 어르신들이 노년에 낯선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치매 노인은 환경 변화로 인해 증세가 악화되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거주 지역 내 보호시설은 그런 부분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개념 주거형 요양시설 만드는 스타트업 주목
시니어 토탈 케어 플랫폼 케어닥은 기린종합건설과 손잡고 주거형 하이엔드 요양시설 브랜드 '케어닥 케어홈'을 새롭게 론칭했다. 중위 소득 어르신들을 타깃으로 한 케어닥 케어홈은 건강상태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케어 서비스를 강화한 주거형 요양시설 브랜드다.

시흥시 배곧동에 위치한 ‘케어닥 케어홈’ 1호점은 총 2개동으로, 일상적인 돌봄과 활동적인 커뮤니티 서비스 관리에 좀 더 중점을 둔 1관과 시니어 개인의 정서적, 신체적 상태에 따른 집중 관리를 제공하는 2관 등으로 나눠져 있는 주거 공간과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해마다 노인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이 필요로 하는 돌봄 서비스와 주거 형태 또한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며 "더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국내 시니어 수요에 더욱 적합한 새로운 형식과 시스템의 주거복지시설을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