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극재 핵심소재…25년간 포스코퓨처엠에 공급
그룹 내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시너지 확대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연합뉴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차전지 원료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5월 29일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2차전지 배터리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000만 달러(약 130억원)를 투자해 약 25년간 총 75만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는다.

파루 그라파이트는 탄자니아에 마헨지 흑연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광산은 매장량 기준 세계 2위의 대규모 천연흑연 광산이다.

현재 마헨지 광산의 광산수명은 25년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기간 동안 공급받은 천연흑연을 그룹내 2차전지 사업회사인 포스코퓨처엠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흑연은 2차전지 배터리의 음극재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다. 흑연은 2차전지의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흑연 수요 역시 급속 성장하고 있다. 2035년 천연흑연의 수요는 2022년 전세계 공급량의 6.5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2차전지 사업.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포스코인터내셔널 2차전지 사업.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 그룹사의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체인에 시너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가 2021년 호주 블랙록 마이닝 지분 약 15%를 확보하면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그 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업 디벨로퍼이자 트레이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포스코퓨처엠에 장기간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며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천연흑연 초도 공급을 시작으로 친환경차 산업 확장에 대응해 2차전지 원료부문의 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흑연 외에도 동박원료 공급사업,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등에도 공들이고 있다.

동박은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소재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박원료 공급에 있어 한국 최대 공급사다. 중동·동남아·미국 등 전세계 80여개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북미와 유럽 등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023년 2월부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인 포스코 HY 클린메탈에 블랙파우더를 공급하며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은 수명이 다한 2차전지 셀을 분리해 블랙파우더를 추출하고 다시 양극재 원료로 판매하는 사업으로 부가가치가 크고 자원순환의 관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사업은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80여개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에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현재 거래 규모의 6배 가량 성장시킬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트레이딩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가지고 있는 2차전지 소재 원료를 비(非) 중국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국가적 공급망 안정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전 세계 주요국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광물 확보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며 “2차전지 소재용 원료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 그룹의 2차전지사업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