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병과 버려지는 섬유를 재생한 리사이클드 겉감으로 만든 퀼티드백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코스(COS).(사진=COS)
플라스틱병과 버려지는 섬유를 재생한 리사이클드 겉감으로 만든 퀼티드백 팝업스토어를 오픈한 코스(COS).(사진=COS)
글로벌 패션브랜드 코스(COS)가 전 세계 최초로 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코스는 2007년 영국 런던에서 론칭한 컨템포러리 패션브랜드로, 국내에선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고급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 입점한 몰인몰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코스는 의류는 물론, 모자, 스윔웨어, 신발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팝업에서는 가방만 선보였습니다. 일명 구름백이라고 불리는 ‘퀼티드 백’인데요. 이 가방은 가성비가 괜찮은 것으로 알음알음 인기를 얻다가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그 인기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공항 출국장, 비행기, 해외 등 생활 속에서 실제로 제니가 이 가방을 사용하는 사진이 노출되면서 제니 가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결국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이 가방은 한정판 신발, 가방 등을 판매하는 플랫폼에까지 등장했는데요.

코스는 영리했습니다. 대형 퀼티드 백 조형물을 설치해 포토존을 만들고, 전시를 기획했으며, 색상을 추가로 출시해 서울 익선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카카오톡 배너 광고를 걸어 예약을 받았고, 프리뷰 행사에 샤이니 키, 배우 채수빈, 우주소녀 설아, 가수 낸시 등의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등을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매장 앞에서 대기 중인 방문객들. (사진=강은영)
매장 앞에서 대기 중인 방문객들. (사진=강은영)
차가 다니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예약자가 많아 관계자가 통제를 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차가 다니는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예약자가 많아 관계자가 통제를 하고 있다. (사진=강은영)
구름같이 몰린 인파…평일 저녁 1시간 기다려도 입장 못해
카카오톡을 통해 구름백 팝업스토어 예약에 성공해 직접 다녀와 봤습니다. 팝업스토어 진행 장소인 루프스테이션 익선을 찾는 것은 쉬웠습니다. 구름백의 시그니처 무늬를 닮은 외벽과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COS 영어 스펠링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습니다. 게다가 그곳을 둘러싼 구름같이 몰린 인파 덕에 대체 무슨 일이 났나 싶어 절로 눈길이 갑니다. 평일 저녁임에도 입구는 물론이고 맞은편 건물 앞까지 사람들로 빽빽합니다.

100% 사전예약제임에도 불구하고 대기 인원이 많은 이유는 현장에서 재예약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약한 시간에 바로 입장할 수 없어 웨이팅 태블릿에 휴대폰 번호를 등록하고 연락을 받아야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사전 예약한 일정은 변경이나 취소가 되지 않을뿐더러, 1인당 1회만 예약할 수 있습니다. 최대 1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알림 메시지에 현장 진행요원은 “앞 타임 대기부터 5분, 10분 밀리던 것이 쌓여 예상 대기 시간을 1시간으로 안내드리고 있는데, 이는 최대 소요 시간을 알려드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전에 오후 7시에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은 것은 오후 8시 10분이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등록된 코스 구름백은 모두 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판매 중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등록된 코스 구름백은 모두 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판매 중이다.
인기 제품은 웃돈 줘야 구매 가능
구매 가능한 재고를 사전에 확인할 수 없습니다. 몰려든 인파에 재고는 감당할 수 있을까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벽에 걸려 있는 건 다 있다”입니다. 까치발을 들어 유리창 너머의 재고를 눈동냥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품절 제품은 걸어놓지 않아 벽면 몇군데가 비어있습니다. 이쯤 되니 기다리는 모두가 초조해집니다. 대기 현장 여기저기서 원성이 들려옵니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본 셀럽들처럼 여유로운 표정의 방문객은 없습니다.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은 원하던 가방을 구하지 못 할까봐 목이 빠져라 유리창만 쳐다봅니다.

코스 팝업스토어는 첫날 구매 개수를 42개로 제한했습니다. 나노 사이즈 두 가지 색상, 마이크로 사이즈 여섯 가지 색상, 미니 사이즈 여섯 가지 색상, 메신저 사이즈 두 가지 색상, 오버사이즈 다섯가지 색상, 총 21가지 종류의 가방을 색상별로 2개씩 구매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숫자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300만원 어치를 구매했다는 인증글 등이 올라오며 원성을 사자 다음날부터는 1인당 구매 가능한 개수를 5개로 변경했습니다.
사전에 시간을 지정해 예약했어도 현장 상황에 따라 입장 가능한 시간이 달라진다. (사진=강은영)
사전에 시간을 지정해 예약했어도 현장 상황에 따라 입장 가능한 시간이 달라진다. (사진=강은영)
팝업 현장에서 35000원에 판매하던 나노 사이즈 퀼티드 백의 현재 온라인 최고가는 231000원입니다. 무려 560%라는 가격 상승률인데요. 이 나노 사이즈는 프리뷰 행사 당시 연예인들의 사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제품입니다. 팝업 셋째 날에는 구경도 할 수 없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코스 구름백을 검색해보니 70~150% 프리미엄 금액이 붙은 상품이 스크롤을 내려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등록돼 있습니다.

코스는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퀼티드 백의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방문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코스 퀼티드 백 팝업스토어는 5월 26일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 루프스테이션 익선에서 진행됩니다.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