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2022년처럼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긴축이 전개될 수 있는지 여부인데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연방 금리가 5.5%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대부분 반영한 미국채 10년 금리 3.8%가 의미 있는 상단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70%대까지 올랐다가 지난 주말 25%까지 낮아졌지만 7월 인상 확률은 53%로 미국채 2년 금리를 4% 중반으로 잡고 있다. 내년까지 미국 금리 인하 기대치 또한 하반기 4% 이하를 밑돌 수 있을지 의구심을 높인 상황이다.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핵심은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상승 충격의 요인이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해 금리 상승의 핵심은 물가였는데 현재 물가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확 달라질 정도는 아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채 10년 금리는 후퇴한 완화 기대에도 3% 중반에서 잘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발표된 핵심 지표인 공급관리협회(ISM)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고용 지표만 봐도 미국 경제 판단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준다. ISM 제조업지수는 고용 정도를 제외하고는 신규 수주와 물가 중심으로 위축 폭이 컸다. 최근 거시 경제 비용이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재고 조정 과정에서 기업 활동은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반면 고용은 5월 일자리가 34만 명에 육박해 예상치 19만 명을 큰 폭으로 웃돌며 외형적 양호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실업률이 0.3%포인트 올랐고 임금 상승세도 전월 대비 0.3% 수준으로 4월 0.5%에 비해 우려가 줄었다. 단순 직군을 중심으로 일자리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 활동 위축이 감원 증가와 연동돼 고용 지표 탄력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 중이다.
당장 미국 경제가 양호해 보이지만 강한 긴축 여건에서 가계 활동이 지속적으로 좋기는 어려워 보인다. 심각한 침체는 방어할 수준이지만 연착륙이라도 착륙은 해야 할 사정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도 아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마저 경고하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 관련 위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Fed의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시소게임’ 논리는 하반기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이고 금리 반등은 매수 기회라고 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2022 하반기 채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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