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주영 어록 활용한 유튜브 영상 조회수 대박
‘못 바이러스’ 맞서 ‘해봤어 정신’으로 위기 극복
신입사원 채용 일정 맞춰 대학 10곳에 맞춤형 광고도
“젊고 도전적인 이미지”…MZ세대 인지도 ‘쑥’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한국경제신문
HD현대가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대표 어록인 “이봐, 해봤어?”를 활용한 디지털 광고로 주목받고 있다.

“이봐, 해봤어?”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어려운 일을 앞에 두고 주저하는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자주 썼던 말로, 그의 기업가 정신과 불굴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말이다.

HD현대가 5월 24일 게재한 2분 16초 분량의 ‘못 바이러스 VS 현대인’ 영상은 2주 만에 조회수 610만회(6월 9일 기준)를 돌파, 댓글 1800여개가 달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은 외계에서 온 ‘못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위기에 빠진 지구에서 현대인(HD현대 직원들)들이 ‘해봤어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이다.

도전해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못 바이러스’에 맞서 HD현대 직원들이 조선해양·에너지·산업기계 등 3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행동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댓글 창에는 ‘창업자의 대표 어록을 중의적으로 표현해 재치있다’, ‘참신한 스토리로 젊고 도전적인 HD현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디지털 캠페인은 HD현대의 사업 영역과 현대 정신을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MZ세대에게 전달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대표 어록 ‘해봤어?’를 활용한 HD현대의 디지털 캠페인 ‘못 바이러스 VS 현대인’ 영상. 사진=HD현대 유튜브 캡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대표 어록 ‘해봤어?’를 활용한 HD현대의 디지털 캠페인 ‘못 바이러스 VS 현대인’ 영상. 사진=HD현대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개강시즌에는 신입사원 모집 일정에 맞춰 서울 시내 주요 대학 10곳에 신규 사명과 기업이미지(CI)를 담은 맞춤형 옥외광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고대’하던 미래 행동으로 보여줘(고려대) △미래에 우뚝 ‘설 대’단한 당신(서울대) △행동하는 ‘시대’가 미래를 바꾼다(서울시립대) △미래의 주인공 당신이 아니면 누가 ‘한양’(한양대) 등 문구에 각 대학명을 넣었다.

영상 속 대학생들은 ‘신규 사명이 세련된 느낌’, ‘MZ세대가 주목하게 하는 광고’, ‘HD현대 광고에 학교명을 넣어 이스터에그처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HD현대는 2022년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을 선보이며 첨단 기술 기업으로 정체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무거운 ‘중공업’ 이미지를 벗고 기술·환경·디지털이 융합된 새로운 미래를 50년을 맞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명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로 바꾸고, 기업 이미지(CI)도 기존 피라미드 형태의 삼각형을 화살표 형태로 바꿨다.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GRC)로 사옥도 이전했다. GRC는 HD현대의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이자 미래 기술 경영을 상징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신입사원들과 구내식당에서 MBTI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신입사원들과 구내식당에서 MBTI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HD현대 제공
HD현대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을 겨냥한 디지털 광고에 공들이는 데에는 1982년생 MZ세대 오너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미래 경쟁력의 원천인 우수 인재 유치를 강조해왔다. 그는 2022년 창립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 만들기에 한창이다. 사내 어린이집 개원, 자녀 1명당 유치원 교육비 최대 1800만원 지원, 유연근무제 전 계열사 확대 등 임직원 복지 혜택도 대폭 늘렸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선 유튜브 채널 출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HD현대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밸런스 게임에 도전, 자신을 “민초(민트초코)파에 성격유형검사(MBTI)는 ‘용의주도한 전략가(INTJ)’”라고 소개하며 신입사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HD현대 관계자는 “광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HD현대그룹의 인지도를 높이고 MZ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계기를 마련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