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민주 기자
사진=김민주 기자
“사이즈는 1호, 바닐라 시트에 크림은 흰색으로. 티아라 올려 주시고 문구는 이렇게 써주세요”
맛부터 크기, 토핑까지 취향대로 골라 제작하는 맞춤 케이크의 인기가 몇 해 전부터 이어오고 있다. 이제는 기념일 필수 아이템으로 분류될 정도다. 인스타그램에 맞춤 케이크를 일컫는 ‘레터링 케이크’를 검색하면 무려 222만 개의 게시글이 노출된다.

레스토랑 예약 앱 ‘캐치테이블’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케이크를 구매한 소비자 중 50%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구매한 경험이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정형화된 모양 대신 커스텀 케이크를 선호하는 MZ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다.

남들과 같은 걸 거부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커스텀 문화가 뜨고 있다. 이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나’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에 지갑을 아낌없이 열고 있다.
케이스티파이 커스텀 케이스/사진=김민주 기자
케이스티파이 커스텀 케이스/사진=김민주 기자
휴대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가 대표적이다. 원하는 폰트로 나만의 문구를 새기고, 소재까지 골라 취향대로 제작이 가능하다. 가격은 케이스 하나에 평균 6~8만 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케이스티파이의 연 매출은 2022년 기준 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상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로 개성을 표현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나이키 '풋웨어 메이커스 스튜디오' 예약 페이지 갈무리
나이키 '풋웨어 메이커스 스튜디오' 예약 페이지 갈무리
나이키도 본격적으로 커스텀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이키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는 패치를 부착해 의류와 모자, 에코백 등을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커스텀존’이 마련되어 있다. 프린팅 방식으로도 커스텀이 가능하다. 에어포스 운동화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압구정 ‘풋웨어 메이커스 스튜디오’는 인기가 많아 예약도 쉽지 않다. 정해진 날에 응모한 뒤 당첨이 되는 인원만 방문할 수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우정 아이템’, ‘커플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10~20대 소비자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지비츠 참으로 커스터마이징한 크록스 신발/사진=김민주 기자
지비츠 참으로 커스터마이징한 크록스 신발/사진=김민주 기자
대표적인 커스텀 브랜드 크록스의 인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크록스는 전용 액세서리 ‘지비츠 참’을 신발에 난 13개 구멍에 꽂아 꾸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손쉽게 신발 꾸미기를 할 수 있어 젊은 층의 ‘최애’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작년 스타일쉐어 Z세대(1996~2010년생) 여름 신발 브랜드 1위를 차지했으며,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 조사에서도 글로벌 Z세대가 선택한 신발 브랜드 5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