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성인남녀 1,000명 회식 설문조사... ‘술 강요 않는’ 회식 문화에 긍정적 이미지 높아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직장인 회식 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간단하게 회식을 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현재의 회식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현 직장에서의 회식 문화를 마음에 들어 하는 직장인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45.9%(2022) → 52.9%(2023)), 직장 내 회식을 ‘즐겁고(21.1%(2022) → 24.7%(2023))’ ‘재미있는(21.8%(2022) → 24.7%(2023))’과 같은 긍정의 이미지로 연상하는 경우가 이전 대비 증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직장 내 회식을 업무 시간의 연장으로 느끼거나(48.6%, 중복응답) 늦게 끝나는(38.2%)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았다. 대체로 상사가 원해서 회식을 하는 경우가 많고(67.3%, 동의율) 회식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상사의 몫(66.8%)이라고 평가한 점을 감안하면, 회식을 하는 와중에도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실제 상사가 참여하지 않는 회식이라면 부담 없이 참석하겠다는 응답이 절반 가량(50.4%)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0.7%)은 회식 참여는 자율이지만 참석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고 응답할 만큼 회식 참여는 암묵적으로 강요되고 있었다. 특히, 직급이 낮을수록 불참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아(직급 없음 33.8%, 평사원 36.8%, 중간 관리직 37.2%, 고위 관리직 25.9%) 여전히 회식 불참 의사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은 직장 문화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회식 문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일단 커졌고(79.2%, 동의율), 회식을 하더라도 예전보다 일찍 끝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으며(76.2%), 저녁 회식 보다는 점심을 먹는 형태로 변화한 모습(57.5%)이었다.
자연스레 회식 참여에 대한 스트레스는 감소(70.4%, 동의율)했고, 회식 불참 시 눈치 보는 경우가 덜해졌다는 평가가 63.9%에 달했다. 물론, 코로나19로 회식이 제한됨에 따라 회식 자체를 그리워하거나(31.8%, 동의율) 회식을 기다리는(30.6%) 직장인들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다만 회식 빈도의 감소를 아쉬워하는 응답자들은 대게 50대 고연령층(20대 43.2%, 30대 37.6%, 40대 46.0%, 50대 60.0%)과 고위 관리직급(직급 없음 50.7%, 평사원 41.1%, 중간 관리직 51.2%, 고위 관리직 60.5%)에 집중됐다.

앞으로의 회식 문화는 어떻게 달라질까.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라진 형태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61.3%, 동의율)이 높게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회식은 일년에 1-2회(24.2%), 분기에 1회 정도(20.5%)가 높았다. 대다수가 술이 없는 회식(69.0%, 동의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향후 회식의 빈도는 줄어들고 술자리보다 ‘식사’ 위주의 문화로 변화될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회식 문화가 사라질 아직까지는 한국 사회에서 직장 내 회식이 여전히 중요하고(54.2%, 동의율) 뗄레야 뗄 수 없는 문화(54.1%)라고 평가하는 만큼 회식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극히 드문 모습이었다(16.6%). 그보다는 소규모로 모이는 형태의 회식(53.5%)과 사내의 다른 동기/친구와의 모임(46.4%) 등 다른 형태로의 회식문화에 기대감을 내비친 경우가 많았다. 회식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소소하게 모여 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직장인들의 니즈를 읽어볼 수 있는 결과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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