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둔화와 통화 긴축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은 하반기에도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 상반기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불확실성 지속, 대기업 60%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 투자"
경기 불확실성 지속, 대기업 60%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 투자"
[자료출처: 전경련]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2023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107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60.7%로 가장 많았고, 상반기 대비 투자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24.3%,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 15.0%로 조사됐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기업들은 ▲경기둔화 등 경제전망 불확실(33.7%) ▲글로벌 통화긴축 지속(18.7%)▲금융시장 위축 및 자금조달 애로(11.7%)를 이유로 꼽은 반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업황 개선 기대감(35.4%)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1.3%) ▲세제지원, 규제완화 등 투자 인센티브 확대(14.6%)를 들었다.

전경련은 일부 기업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하반기 투자를 늘릴 계획이지만, 상당수 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통화 긴축 등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해 상반기보다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투자활동을 저해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둔화’(28.4%)를 지목했다. 뒤이어 ‘글로벌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세 지속’(22.1%), ‘고환율 지속’(14.3%)도 문제로 꼽혔다.

올해 세계 경제는 2%대의 저성장이 예상되며, 글로벌 긴축 추세와 여전히 불안한 국내 근원물가로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 한·미간 금리 격차(1.75%포인트) 등으로 당분간 고환율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 10곳 중 약 7곳(67.2%)는 내년부터 투자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활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하여, 응답 기업의 67.2%가 ‘내년’(내년 상반기 36.4%+내년 하반기 30.8%)을 답했다. ‘2025년 이후’는 11.2%, ‘올해 하반기’는 10.3%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세계경제 회복이 예상되고, 금리·물가 등 주요 가격 변수의 안정세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 가능성을 높게 진단한다는 평가다.

최근 정부의 한미일 동맹 강화 등 주요국과의 협력 확대가 경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서, ▷긍정적 영향(33.7%)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음(55.1%) ▷부정적 영향(11.2%) 등의 응답이 나왔다.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 응답에 비해 3배 가량 많았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R&D 공제·법인세 감세 등 세제지원 강화’(2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이서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19.3%),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16.2%)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축, 수출 감소,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누적 등의 영향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기업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위하여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 개선과 노동 시장 개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