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0대 CEO]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43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면서 전자·디스플레이·화학·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LG맨’이다.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사령탑으로 LG그룹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도 이끌었다. 지난 2월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에 공식 취임하며 한국의 배터리 산업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드는 데 온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업무 성과에 방해되는 요소들은 과감히 제거하고 끊임없는 고객 감동 사례를 창출해 나가며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다.

권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력과 혁신적인 리더십은 사업적인 성과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연간 최대 실적인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달성했다. 수주 잔액도 늘었다.

2021년 말 260조원이었던 수주 잔액은 2022년 말 기준 385조원으로 100조원 이상 늘었다.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5~30% 증가시키고 글로벌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 6조3000억원에서 올해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권 부회장 취임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합작법인(JV)을 잇따라 체결하며 차별화된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제조 지능화를 통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연구·개발(R&D)을 통한 선진 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직 문화 혁신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초 사내 메시지를 통해 ‘가장 중요한 고객은 임직원’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을 임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약속했다. 2022년 초 ‘님’ 호칭,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고 “앞으로 편하게 ‘권영수님’이라고 불러줬으면 한다”고 수평적 조직 문화 구축에 앞장섰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인 ‘엔톡(EnTalk)’을 만들어 격의 없고 진솔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엔톡은 전 세계 3만3000여 명의 임직원이 최고경영자(CEO)에게 궁금한 점을 묻거나 업무 관련 아이디어, 건의 사항 등 의견을 전달하고 CEO가 직접 댓글을 통해 답변하는 소통 채널이다.

실제 올해 적용한 △육아 휴직 확대 △임신·난임 휴직 도입 △엔솔 전용 사내 어린이집 확대 △입양 휴가제 도입 등은 모두 엔톡을 통해 건의된 내용들이다.

지난 3월 오창공장이 친환경 에너지를 만드는 공장을 의미하는 ‘오창 에너지플랜트’로 명칭이 변경된 것도 한 직원이 “오창 공장이 회사의 비전과 희망을 담은 멋진 이름으로 불렸으면 한다”고 엔톡에 올린 글이 계기가 됐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