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가 대형 게임사와 정보기술(IT) 기업의 입주로 기업금융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때 KB국민은행의 영업력 강화에 힘쓰며 수많은 판교 기업들을 고객사로 만든 인물이 이 행장이다. 이 밖에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 재무총괄·재무기획 상무 등을 역임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지난해 초 마침내 행장 자리까지 올랐다.
이 행장이 부여받은 임무는 KB국민은행을 ‘넘버원 금융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등 대형 IT 기업 계열 인터넷 은행이 간편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제공으로 선점하고 있는 이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 행장이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해 꺼낸 카드는 모바일 뱅킹 앱의 ‘수퍼 앱’ 진화다. 그의 지휘 아래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존 앱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했다.
자동 로그인 기능 도입과 이체 기능 사용자 경험(UX) 단축 등으로 사용 빈도가 많은 서비스를 편리하게 개선한 것이다. 또 홈 화면 임의 수정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으로 개인화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앱을 KB금융그룹 서비스를 연계한 확장형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구축해 큰 호응을 얻었다. 홈 화면 하단부에 그룹 서비스 연결 메뉴를 마련해 KB증권 주식 거래, KB손해보험 보장 진단, KB국민카드 간편 결제 등 계열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KB스타뱅킹 앱은 KB스타뱅킹, KB스타뱅킹 미니, KB스타알림, 리브, 리브똑똑, 리브메이트, KB마이머니 등 여러 앱으로 나뉘어 통합되지 못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한데 모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퍼 앱 진화로의 초석을 닦은 샘이다. 이와 함께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다른 은행·증권·전자지갑 등에 보관된 자산까지 조회·관리할 수 있도록 앱을 구축한 것도 특징이다.
영업점의 추가 감축과 장·노년층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시점을 대비하기 위한 인공지능(AI) 은행원도 고도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행장은 “전국의 모든 영업점이 모바일 플랫폼·콜센터 등과 상호 간에 끊김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옴니 채널의 완성 또한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24시간 365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고품격의 개인화된 맞춤 서비스를 적시에 만족할 만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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