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아람코와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1(에틸렌 생산 시설)·패키지4(유틸리티 기반 시설)’ 수주 계약을 6월 24일 체결했다.
한국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가장 큰 규모다. 석유화학단지는 주베일 지역에 조성된다. 현대건설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이 1970년대 ‘20세기 최대 공사’로 불리는 산업항을 지은 상징적인 지역이다. 현대건설은 1975년 주베일 산업항 건설로 1970년대 중동 붐을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의 전 과정을 일괄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세계적 기술력과 설계·조달·시공(EPC)의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카란 가스처리시설·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 등 아람코가 발주한 다수의 석유화학·가스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오랜 신뢰 관계를 쌓아 왔다.
또한 28억 달러 규모의 마잔 개발 패키지, 샤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아미랄 석유화학 복합 단지 프로젝트 수주액은 현대건설의 연결 기준 연간 수주 목표치인 10조7000억원의 60%가 넘는 규모다. 2022년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액인 7조1000억원의 90%에 해당한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와 건설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추가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탈석유화를 추진 중인 중동 주요국에선 산업 다각화를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5000억 달러(약 65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핵심 기반 시설인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삼성물산과 함께 수주했다.
아람코가 추진하는 7조6000억원 규모의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인 자푸라 2단계 사업 계약도 2023년 말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자푸라 1단계 사업에 참여해 EPC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푸라 2단계 입찰을 마무리했고 사파니아·파드힐리 등 대형 가스 플랜트 입찰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2023년 2·3분기에는 네옴시티 옥사곤 항만·스파인 시빌 박스 터널 프로젝트 등 네옴시티 프로젝트 관련 입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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