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6010억원, 당기순이익 4137억원(K-IFRS 별도 기준)을 달성했다.
정 사장은 올 한 해 안정적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인터넷 전문 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함께 토큰 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하며 증권업계의 주요 화두가 된 토큰 증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관련 시장이 이제 막 태동을 시작하는 가운데 금융권을 대표하는 회사들이 참여한 이 협의체가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증권 거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 생태계 구축이 완료되면 경쟁력 있는 조각 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 1위 토큰 증권 생태계로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결실을 보고 있다. 올 초에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미국에 문 연 ‘SF 크레딧파트너스’가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사모대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미국 금융사 스티펄과 손잡고 지난해 설립한 이 회사는 급성장한 글로벌 기업 대출 시장을 겨냥한 비즈니에스 주력하면서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미들 마켓 론(중견·중소기업 직접 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IB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 오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은 재작년 뉴욕에 IB 전담 법인(KIS US)을 설립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유수의 글로벌 IB들 사이에서 성과도 톡톡히 내고 있다. KIS US가 문 연 지 채 1년이 안 된 시점에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털이 글로벌 자산 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약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도맡아 주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입증했다.
한편 2019년 1월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오른 정 사장은 1988년 공채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단 한 번의 이직도 없이 30년 한길을 걸어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공채 사원이 사장에 오른 첫 사례다. IB 사업 부문에 정통한 이른바 ‘정통 IB맨’으로 전체 재직 기간 중 27년을 IB본부에서 근무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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