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현대오일뱅크 사장 부임 이후 원유 정제에 머물러 있던 사업 분야를 석유화학·윤활유·카본블랙·유류 저장 사업 등으로 확장했다. 권 회장 지휘하에 영업이익 130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는 4년 만에 1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조선업이 불황을 겪던 2014년 현대중공업 사장에 부임하며 사업 구조 재편, 비핵심 사업 매각, 각종 인사 제도 혁신 등 고강도 개혁을 단행했다. 당시 권 회장은 본인의 급여를 반납하는 등 고통 분담에 솔선수범했고 일렉트릭·건설기계·로보틱스 등 조선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켜 2년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 건설 기계 사업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우리의 중요한 핵심 가치다.”
권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1위인 그룹의 조선 사업에 첨단 기술을 융합해 ‘세계 1등 조선사’ 자리를 공고히 하고 친환경·디지털 대전환에 앞장설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권 회장은 HD현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기술 개발 기업의 미래는 인재 육성에 있다는 확신 아래 조선업 불황 속에서도 매년 신입 사원을 채용했다. 지난해 말에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그룹명을 HD현대로 바꾸고 새로운 기업 이미지(CI)와 비전을 선포하며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판교에 글로벌R&D센터(GRC)를 완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중심의 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권 회장의 기술 경영으로 실적은 날개를 달았다. HD현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0조8497억원, 영업이익 3조3870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경영 위기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조선 산업 발전과 나눔 문화 확산 등을 이뤄낸 성과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권 회장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지속적으로 힘써 왔다. 2011년 임직원 급여의 1%를 기부해 ‘현대오일뱅크1%나눔재단’을 설립했고 2020년 그룹 전체로 확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근 ‘HD현대1%나눔재단’으로 이름을 변경했고 저소득층 아이들과 자립 준비 청년, 홀몸 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국가적 재난 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성금과 봉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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