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은 팜스코·NS홈쇼핑·팬오션 등을 주요 계열사로 뒀다. 축산·사료·해운·유통 판매·식품 제조업까지 아우르는 대기업집단이다. 지난해 말 매출액 기준으로 팬오션이 담당하는 해상운송·곡물유통업이 43%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닭고기와 돈육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9%, 사료 21%, NS쇼핑을 통한 유통업이 4%다.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 산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림의 전통 사업인 식품 제조업은 반려동물을 겨냥한 ‘펫푸드’와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HMR)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신사업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펫푸드는 출범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고 프리미엄 HMR은 아직 시장 존재감이 다.
하림의 반려동물 사료 사업을 전개하는 하림 펫푸드는 2017년 약 400억원을 투자하며 사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매출 36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투자 성과를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와 233% 늘어난 수치다.
펫푸드와 달리 프리미엄 HMR 사업은 하림의 도전 과제다. ‘프리미엄 HMR’로 레드오션 HMR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하림은 ‘더미식’ 브랜드를 출시해 라면·즉석밥·자장면·비빔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경쟁 제품 대비 가격이 2~3배 비싸지만 가공식품이 집밥보다 더 좋다는 인식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담았다.
김 회장이 미식회에서 직접 라면을 끓여 소개하거나 밥을 시식할 정도로 ‘더미식’ 라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하림이 판매하는 장인라면과 챔라면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제품들이 고전하면서 더미식을 전개하는 하림산업은 지난해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7% 증가했지만 868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를 떠안았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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