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솟는 금값에 ‘금투자’ 늘어…반면, 높은 금값에 돌반지, 결혼예물은 ‘금패스’
금값이 상승하면서 재테크의 수단으로 금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돌반지, 결혼예물 등 소비행태에서는 금값이 부담스러워 선택하는 비중이 줄어든 모습이었다.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금(金) 시장 및 투자 상품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값’ 상승으로 금 제품 구매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반면,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속하는 ‘금’의 투자 가치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 제품 구매 경험자가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63.7%(2020) → 75.4%(2023))한 가운데, 그 중 70.8%가 최근 3-4년 이내에 금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본인이 착장(40.6%, 중복응답)하거나 돌 선물(39.7%)을 주기 위해 구매하는 편이었으며 단순 선물용(22.5%), 연인과의 커플링(20.0%), 보관 및 투자용(13.9%)으로 구입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금 제품 구매 경험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42.5%, 중복응답), 특별히 살 이유가 없거나(38.4%)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아서(23.4%) 등을 비구매 이유로 언급했다.
돌잔치 선물, “금 반지보다 현금 or 아기용품”
최근 금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결혼 예물’과 ‘돌 반지’ 선물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9명(86.3%, 동의율)은 결혼 예물은 예비부부에게 부담으로 여겨져 간단하고 알뜰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서로가 이해한다면 예물은 아예 없어도 된다(16.8%(2011) → 18.5%(2013) → 31.3%(2020) → 32.5%(2023))는 응답이 최근 10여년 동안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 반면, 남들만큼 구색을 맞춰 준비하고 싶다(12.8%(2011) → 12.7%(2013) → 9.9%(2020) → 8.6%(2023))는 응답은 낮게 평가됐다. 돌 반지 선물에 대한 부담도 역시 88.6%로 매우 높게 평가됐다. 돌 선물로 금반지보다는 ‘현금’이나 ‘육아용품’ 등의 다른 선물로 대체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향후 6개월 이내 돌잔치에 참석하게 될 경우 고려할 선물 유형으로 현금(10만원 53.1%, 20만원 26.9%, 중복응답)이나 아기 옷(29.3%), 금 반돈 돌 반지(23.2%) 등을 꼽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특히 금값 상승에 따른 ‘반돈’, ‘반반돈’ 돌 반지에 대한 관심(52.4%)이 소폭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8명(76.6%) “금(金) 관련 투자 상품에 관심 있어”
가격 부담감으로 인한 금 구매를 꺼려하는 태도와 달리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투자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금 관련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이전 조사 대비 소폭 증가한 가운데(84.1%(2011) → 66.8%(2013) → 64.5%(2020) → 76.6%(2023)),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평가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평가하는 장기 투자 측면에서의 상품 가치로는 금은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득을 보게 돼있으며(75.9%, 동의율), 향후 금값은 지금보다 더 오르고(69.6%), 재산적 가치도 증가할 것(61.2%)이라는 점이었다. 때문에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75.5%)는 데에도 높은 공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4.1%)은 금이 안전자산이라며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금 투자가 제일 안정적이라는 응답도 52.4%에 달한 결과를 보였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금도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 언제든 폭락할 수 있고(41.0%, 동의율), 비싸게 구입할 뿐 되팔 때는 혜택을 보지 못한다(36.0%)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상품으로서 금을 바라보는 태도는 긍정적이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69.8%)는 금 관련 인기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으며, 경제 불안이 가중된 시기인 만큼 안전자산인 금에 돈이 몰리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69.5%)으로 여기는 모습으로 보여졌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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