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온라인 면세점의 주류 판매가 가능해져
면세점 4사, 온라인 앱에 주류 카테고리 개설
온라인 매출 비중 더 늘어날 전망…업계 경쟁 심화

사진=롯데면세점
사진=롯데면세점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닫히며 지난 2년간 멈춰 있던 면세업계가 7월 들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나오게 됐고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새 면세 구역을 확보했다.

여기에 ‘주류 판매’와 관련한 제도도 달라졌다. 그간 오프라인 매장인 공항 면세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면세점의 온라인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면세점은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온라인에서 주류 산다국세청이 주류의 통신 판매에 대한 제도를 변경하면서 7월 1일부터 온라인 면세점의 주류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번 변화는 관세청이 작년 9월 14일 발표한 ‘면세 산업 활성화 대책’의 후속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면세업계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고객 편의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간 해외여행객이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를 구매할 방법은 단 하나였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또는 시내 면세점을 방문해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시내 면세점에서는 판매하는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대부분의 고객들은 공항 면세점에서 주류를 구매해 왔다.

하지만 국세청이 ‘주류의 통신 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를 개정하면서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졌다. 앞으로는 ‘스마트 오더’가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위스키·와인 등을 고르고 구매까지 진행한 뒤 출국장 인도장에서 수령만 하는 방식이다.

신분증·본인 확인은 고객이 상품을 인도할 때 이뤄진다. 고객으로서는 공항에서 출국 시간에 쫓기며 쇼핑하지 않고 시내 면세점이나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다른 품목과 함께 한꺼번에 상품 인도가 가능해져 편리한 쇼핑이 가능해진다.

면세점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주류의 매출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품목별 매출 비율은 화장품·향수 60%, 패션·명품 액세서리 20%, 주류·담배 20% 등이다.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서 주류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마케팅 적극면세점 4사 모두 제도 개편에 맞춰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류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은 앱 메인 화면에 주류 카테고리 신설을 알리는 팝업을 띄우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온라인 주류 판매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는 앱 아이콘까지 위스키 형태의 이미지로 교체했고 한국 면세업계 최다 물량을 확보했다. 롯데면세점은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인기 위스키를 비롯해 와인·코냑·브랜디 등 100개 이상 브랜드의 700여 개 주류 상품을 판매한다.

또한 주류 카테고리 내에서도 분야를 세분화했다. 스키, 와인·샴페인, 브랜디·코냑, 스피리츠 등 카테고리별로 4개의 주류 전문관과 베스트상품인 조니워커·발렌타인·로얄살루트·글렌피딕 등 4개의 위스키관을 운영한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변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상반기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단 한 구역의 사업권도 따내지 못해 6월 말 사업을 종료하고 매장을 철수한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공항점 매출을 채운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주류 구매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온라인 주도권을 가진 자, 면세 전체를 가진다
오프라인 주류 판매장이 없는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적극적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병 이상 구매 시 30% 할인’을 앞세우고 있다.

인천공항에 새로 매장을 오픈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당분간 오프라인 매장 마케팅에 더 주력할 방침이다. 양 사는 지난 4월 향수·주류·담배가 포함된 DF1·2 구역의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돼 7월 1일부터 매장을 운영 중이다. 양 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2개 이상 구매하면 10% 할인, 3개 이상 구매 시 15%’ 등을 내세워 고객을 잡을 방침이다. ‘오프라인 독점’ 사라진다…커지는 온라인 면세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되면서 오프라인 독점 체제는 사라지고 있다. 현재 면세점의 주요 판매 품목인 향수·주류·담배·패션·액세서리·명품 가운데 담배를 제외하고는 모두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채널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의 온라인 매출 비율은 40~50% 수준이다. 품목이 늘어나면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판단이 시장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점을 철수하며 임대료 지출을 줄인 만큼 올 하반기 온라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여름휴가철 온라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7~9월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전략에 맞춰 경쟁사들도 비슷한 규모의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게임 자체가 안 된다”며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게 되면 마케팅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제품을 온라인에서 20~30%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 누가 오프라인에서 사겠느냐”며 “허용 품목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경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