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소주, 다이어트 도움 안 돼요” 설탕 대용 감미료, 오히려 당뇨 위험 키울 수 있어
제로슈거 소주와 맥주 등 무가당 주류의 인기가 뜨겁다. 특히 젊은 층 중심으로 퍼진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덕에 제로슈거 시장은 단기간에 급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 903억 원이었던 제로슈거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1년 2189억 원, 2022년에는 3000억 원까지 커졌다.

제로슈거는 말 그대로 당(糖)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이다. 정확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표시 기준에 의해 식품 용량 100ml/100mg당 당이 0.5g 미만 함유된 제품을 ‘제로슈거’로 분류하고 있다. 보통 설탕보다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스테비올배당체’, ‘효소처리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등 설탕 대용 감미료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과 달리 제로슈거 제품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로슈거 주류의 열량은 기존 주류와 큰 차이가 없다. 대표 무가당 소주인 처음처럼 새로의 열량은 324kcal, 진로 제로슈거는 320kcal로 모두 햇반 기준 밥 한 공기(210g) 열량 310kcal를 넘는다. 알코올 자체의 열량이 1g당 7kcal가 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공감미료가 체중감량에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당뇨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감미료 섭취 자제 권고 발표를 했다.

앞서 지난해 미국 FDA는 무설탕(sugar free, no sugar)이라는 설명을 포함하는 제품에 꼭 ‘저칼로리 식품이 아님’, ‘체중조절을 위한 식품이 아님’이라는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한편, 제로 슈가 식음료에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은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됐다. WHO 산하기구 IARC와 JECFA는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하고, 기존 일일섭취허용량을 체중 1kg당 40mg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주로 분류한다.

두 기관은 “아스파탐의 발암 위험성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아스파탐 과다 섭취가 건강에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식품업계가 아스파탐 대체 감미료를 찾는 방안도 고려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며 “감미료 사용 없이도 맛있게 제품의 제형이나 성분 선택을 바꾸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