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화 어바인대 총장 인터뷰

안유화 어바인대 총장.  사진=이승재 기자
안유화 어바인대 총장. 사진=이승재 기자
미국 메이요병원은 전 세계 부자들이 아프면 가장 먼저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메이요병원은 이곳만의 특별한 건강 관리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떨치며 글로벌 고객들을 끌어들인다. ‘웰니스 코치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이 프로그램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들여다보는 의사 외에도 심리 상담·운동·수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환자와 일대일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며 각자가 최적의 건강 상태를 만들고 유지하도록 돕는다.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어바인대(한국사무소)는 8월부터 개인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전문가 양성 과정 ‘웰니스 코칭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로 잘 알려진 안유화 교수는 미국 어바인대(UI) 총장이라는 명함을 가지고 7월 17일 한경비즈니스와 인터뷰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미국 메이요병원의 웰니스 코치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고 이를 벤치마킹해 이번 교육 과정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이를 통해 고객의 건강한 신체뿐만 아니라 바른 식습관·수면·심리 등을 한 번에 종합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웰니스 코치’를 대거 양성할 계획”이라며 “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웰니스 코치는 미래에 떠오르는 직업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웰니스라는 개념이 생소합니다.
“웰니스는 최근 전 세계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새로운 트렌드예요. 웰니스가 뜨는 배경은 건강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개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죠. 과거의 건강 관리는 몸을 아프지 않게 하는 순한 개념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달라졌죠. 요즘 말하는 ‘건강한 삶’이란 세 가지 함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 그리고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런 세 가지 복합적인 개념을 담아 우리는 웰니스라고 불러요. 한국에서도 단어는 생소하지만 이미 웰니스와 관련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습니다.”

웰니스에 대한 관심을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모든 연령층을 중심으로 웰니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기 관리에 투자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으로 인식되는 추세입니다. 누구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달리기나 명상, 홈 트레이닝, 식습관 관리 앱 하나 정도는 깔려 있잖아요. 또 애플워치처럼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는 스마트워치도 많이 차고 다니고요. 이것이 다 웰니스에 대한 수요를 보여주는 요소들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내면과 외면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죠. 그런데 이렇게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자신이 건강한 내·외면을 만들기 위해 실천에 옮기는 방법들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것이 웰니스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배경이죠.”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된 상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관심은 많지만 효율적으로 웰니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을 관리해 주는 앱, 식단을 관리해 주는 앱 등을 모두 각각 사용하고 있어요. 통합적으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자신의 건강 상태가 설정한 목표에 맞게 잘 개선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죠.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할 예정인 웰니스 코치가 하는 일입니다.”

해외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나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교육입니다. 전 세계로 눈을 돌려도 미국에서만 이런 프로그램이 상용화된 상태예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료 시설인 메이요병원에서 웰니스 코치 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어요. 이것을 벤치마킹해 교육을 개설하게 됐습니다. 메이요병원은 환자 한 명이 오면 심리학과·외과 혹은 트레이닝센터 등 각 분야별로 의사와 전문가들이 함께 환자를 상대로 대화하면서 환자의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진단해 줘요. 또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맞는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죠. 한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웰니스 코칭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교육을 진행하나요.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가르쳐야 할 모든 것들을 교육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으로 사람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알아야 할 지식 구조가 굉장히 많아요.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운동에 대한 지식은 기본으로 알아야 하고 이 밖에도 바른 식습관을 위한 영양에 대한 지식, 심리적인 안정과 수면을 돕기 위한 지식도 있어야 하죠. 어바인대가 만든 교육 프로그램은 각각의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한국 최고의 대학 교수들과 의사 등이 교육 강사로 직접 참여해 이에 대한 이론은 물론 실습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교육은 8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되고 참여자들에 대한 중간 평가와 최종 평가를 진행해 합격한 이들에게 어바인대에서 인증하는 웰니스 코치 자격증을 수여합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웰니스 코치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건강 관리를 해주는지 궁금합니다.
“내년 1월 ‘루프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남에 웰니스센터를 열 예정입니다. 여기에 웰니스 코치들이 상주하며 이곳에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해 주게 됩니다. 특히 보다 원활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이어트업계 선두 주자인 쥬비스의 자회사로 설립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피에트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피에트는 개인들에게서 수집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해 주는 앱이에요.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웨어도 함께 선보였죠. 피에트의 AI 기반 스마트 루프 웨어는 신체에 직접 착용할 수 있는 헬스 기술이 포함된 스마트 의류인데, 운동 시 올바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줘 효과적이고 안전한 운동이 가능하죠. 또 운동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웰니스 코치들이 건강 관리 지식과 피에트의 기술력이 합쳐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계획은 세웠습니까.
“세계적인 컨설팅 펌 딜로이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웰니스 시장 규모는 약 4억4000만 달러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딜로이트는 이 시장이 매년 9% 넘는 속도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어요.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인 만큼 한국을 넘어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한국에서 우선 성공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안착시키는 게 중요해요.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건강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로 꼽혀요. 이런 한국을 테스트베드 삼아 웰니스 코칭 교육 프로그램을 안착시키고 더욱 개선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계획입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