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오후 8시부터 월간 K팝차트 음악방송 송출
케이팝 팬덤 통해 동영상 플랫폼 확장 꾀하는 네이버

음악방송 시청률 0%인데, 네이버는 왜 K팝차트를 선보였을까
네이버판 ‘인기가요’가 나왔다. 네이버가 새로 선보이는 월간 K팝 차트 ‘엔팝(NPOP)’이 지난주 첫 선을 보였다.

9월 6일 정규 편성을 앞두고 네이버는 프리뷰 아티스트로 ‘뉴진스’를 선정했다. 뉴진스 팬들은 한달 간 매주 수요일, 네이버에서 팬들을 만나게 됐다.

차트 형식으로 팬덤 결집 노려

네이버는 손자회사인 종합 콘텐츠사 플레이리스트와 국내에서 처음으로 월간 K팝차트 기준 음악방송 ‘엔팝(NPOP)’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엔팝은 마지막 주를 제외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부터 네이버 애플리케이션과 PC, 나우(NOW)를 통해 사전 녹화한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를 약 25분씩 방영한다. 마지막주 월요일 오후 8시에는 아티스트 12팀이 참여하는 생방송이 90분간 진행되고 ‘이달의 엔팝’ 인기 순위가 발표되는 정규 방송이 방영된다.

최근 지상파 3사의 음악방송은 ‘0%’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빌보드 차트 1위 아티스트를 배출한 시대에서 한국의 음악방송은 대중들에게는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음악방송을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네이버는 엔팝을 기반으로 동영상 생태계 활성화를 꾀한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니즈에 맞게 엔팝을 즐길 수 있도록, 자체 영상 기술력을 기반으로 ‘멀티 라이브’ 기능을 적용했다. 멀티 라이브는 한 프로그램 내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방송들을 동시에 송출함으로써, 이용자가 원하는 방송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마지막 주 엔팝 생방송에서는 STAGE N과 STAY N이 멀티 라이브로 동시 생중계되어, 팬들은 화면을 실시간으로 전환하며 퍼포먼스 무대나 대기실 비하인드 중 원하는 코너를 골라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속내다. 비록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은 0%대지만, 유튜브와 네이버 등에서 제공하는 아티스트들의 직캠, 개인캠 등은 몇십만대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동영상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가장 좋은 ‘콘텐츠’이기도 하다. 엔팝에서 공개되는 아티스트의 퍼포먼스 무대, 리얼리티, 비하인드 영상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은 숏폼 형식으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케이팝 팬덤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아티스트의 NPOP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동영상 생태계는 확장성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 ‘팬덤’의 영향력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과거 네이버는 ‘브이라이브’ 등을 통해 케이팝 플랫폼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아티스트의 공연 실황과 실시간 채팅 등을 제공하면서 소통을 강화했다. 이후 하이브의 위버스와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등이 출시됐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로 팬덤 플랫폼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이후 2021년 네이버는 브이라이브를 위버스에 양도했다.

동시에 네이버는 ‘차트’ 형식을 통해 팬덤의 결집까지 내다보고 있다. 4주차 생방송에서는 ‘이달의 엔팝’ 차트 순위를 발표한다. 주간 집계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음악 프로그램과 달리, 엔팝은 월 단위로 차트를 집계해 ‘이달의 엔팝 아티스트’를 뽑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1위 아티스트는 ▲음원 점수와 앨범 판매량이 반영된 ‘음악 지수’ ▲사전 투표 및 생방송 투표 ▲조회수, 검색량 등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지수’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이미 각종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아티스트에게 1위를 안겨주기 위해 팬덤들이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는 만큼, 향후 네이버 엔팝의 1위 자리를 위한 팬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케이팝 팬덤을 자연스럽게 네이버에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아티스트와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차별화한 음악 방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용자들의 반응을 꾸준히 수렴해 플레이리스트와 다양한 엔팝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면서 네이버에서 한층 풍성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