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그룹 사옥./한국경제신문
삼성·SK·현대차·LG그룹 사옥./한국경제신문
'한국경제인협회'로 간판을 교체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신임 회장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추대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개최하는 임시총회에서 기관명 변경과 함께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임기는 2년이다. 전경련은 류 회장의 내정 배경으로 글로벌 무대 경험과 네트워크를 꼽았다. 새롭게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가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글로벌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류 회장은 방산기업 풍산그룹의 총수다. 1958년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다트머스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이사,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등을 맡으며 미국 정·재계와 친분이 깊은 '미국통'으로 꼽힌다.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조직 쇄신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류진 풍산 회장./풍산그룹
류진 풍산 회장./풍산그룹
류 회장은 미국 정권 교체 때마다 한·미 양국 정부와 정·재계 리더들을 잇는 핵심 가교 역할을 했다. 부친인 류찬우 회장 때부터 방위 사업을 해 온 인연으로 미국 정치권 고위 인사들 인연을 이어왔고 특히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일가와는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새 수장을 맞는 전경련은 혁신에 속도를 낼 준비를 마쳤다. 지난 5월 18일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기관명도 55년간 사용한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고 부당한 정치권력과 결합을 방지할 내부 장치를 마련하는 등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 취임 후 전경련은 ‘4대 그룹’ 복귀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힘을 잃었다. 이후 대한상공회의소가 각종 행사를 주도하며 전경련은 경제인 단체로서의 영향력이 쪼그라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경련은 영향력을 재건하기 위해 최근 이달 말 한경협 출범에 맞춰 4대그룹에 재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신임 회장 역시 4대 그룹 고위층과 물밑 접촉을 통해 재가입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