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Now

유한킴벌리가 토진나르스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후의 모습.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가 토진나르스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후의 모습.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산불·폭우·폭염 등 이상 기후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예견된 미래가 현실이 되고 이상 기후는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이행되더라도 과연 지구가 회복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 중심으로 행동하는 것이 생태 복원의 정석인 것은 틀림없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몽골 유한킴벌리 숲은 산불로 훼손되고 사막화가 심화하는 지역이 어떻게 다시 복원돼 지역 사회와 생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집합적 협력(collective impact)의 대표적 사례다.

시작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다. 1984년에 시작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숲을 매개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과 지구 환경의 공존을 추구하는 공익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39년간 국내외에 55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고 가꿨다. 시민 단체·정부·전문가 등 파트너와 함께 ‘신혼부부 나무 심기’, ‘그린캠프’, ‘숲 가꾸기 운동’, ‘아름다운 숲 발굴’, ‘도시 숲 운동’, ‘학교 숲 운동’, ‘사막화 방지 숲 복원’, ‘탄소 중립 숲 조성’ 등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멸종 위기종인 구상나무를 보호하고 꿀벌 숲을 조성하는 등 생물 다양성 보존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중 몽골 유한킴벌리 숲은 토진나르스라는 한 지역의 숲 복원을 위해 20년 동안 노력을 기울여 결실을 봤다. 사막화 방지와 산불 훼손지 복원이 중점 사업 영역이었고 그 결과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2003년부터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2014년까지 3250헥타르 면적에 1013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2003년부터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2014년까지 3250헥타르 면적에 1013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산림 황폐지 복구의 시작

몽골은 대륙성 건조 기후로 연평균 강수량이 200~220mm에 불과하며 몽골 영토의 90% 이상이 건조·반건조 지역으로 사막화와 산불에 취약하다. 몽골의 천연 울폐림(closed forest)은 전 국토의 8.1%를 차지하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쪽으로 350km 떨어진 셀렝게 주 토진나르스 지역의 소나무 숲은 몽골 소나무 숲 전체의 16.2%, 특별 보호 지역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림 지역이다.

토진나르스 지역은 1990년대 산불에 의해 3만2600ha, 불법 벌채와 해충에 의해 1만ha의 피해를 봤고 황폐화로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토진나르스 소나무 숲 복구에 관한 최초 논의는 2002년 개최된 황폐 산림 복구와 사막화 방지를 위한 한몽 세미나에서 시작됐다.

유한킴벌리와 동북아산림포럼은 황폐 산지를 직접 복구, 푸른 숲을 만들어 동북아 지역의 산림과 환경 문제 개선에 기여하고 몽골에서 한국으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등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02년 6월 참여를 결정했다.

숲 복원 노력, 생태 교육 허브로

2003년부터 12년간 여의도 11배 면적인 3250ha에 약 1000만 그루의 구주 적송을 심었고 2015년 이후부터 매년 숲 가꾸기를 시행해 더욱 건강한 숲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23년에도 2007년 100ha 규모로 조성한 숲 지역을 정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으로 사업이 중단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숲 가꾸기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몽골에서는 가지치기를 꺼리는 이들에게 숲 가꾸기가 왜 건강한 생장에 도움이 되는지 설득해야 했다. 이와 함께 양묘장 건립, 교육 훈련, 국제 세미나 개최 등 숲 복원을 위한 제반 활동도 함께 이뤄졌고 2019년부터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시작했다.

앞서 2018년에는 몽골 평원의 특성상 땅에서 나무를 볼 뿐 숲을 조망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5층 높이의 생태 타워를 첫 조림지에 설치했다. 사막화 방지와 숲 복원의 아름다운 장관을 느낄 수 있고 다시 생명력이 살아나면서 되돌아 온 야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색다른 즐거움도 제공한다.

특히 타워 설치 이후 숲 조망 사진이 공유되면서 생태 관광 코스로 명성을 얻어 더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고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나무 심기와 숲 복원 모범 사례를 배우는 학습 장소 역할도 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와 동북아산림포럼은 2023년부터 생태 탐방로를 조성해 시민들이 숲의 필요성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생태 교육 현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10억 그루 나무 심기의 모델 숲

몽골 정부는 2030년까지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을 것을 선언했다. 목표를 선언할 당시 몽골 대통령이 직접 토진나르스 유한킴벌리 숲을 방문해 그 가능성을 국민에게 이야기할 만큼 의미를 지닌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했다. 특히 기업·비정부기구(NGO)·몽골 정부·지역 주민 등 여러 이해관계인이 함께 이뤄낸 뜻깊은 성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10억 그루 나무 심기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2023년 6월 개최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몽골 숲 20주년 기념식에는 숲 복원에 함께했던 몽골 중앙 정부와 셀렝게 주 지역 정부 관계자, 토진나르스 지역 활동가와 시민들이 함께 참석해 성과를 되돌아보고 서로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6월 26일에는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진재승 유한킴벌리 사장의 면담이 수도 울란바토르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됐다.

유한킴벌리는 면담에서 몽골 정부의 10억 그루 나무 심기 비전이 성공리에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한킴벌리와 동북아산림포럼은 몽골 기후에 적합한 건강한 숲을 조성할 수 있도록 숲 조성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산림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한킴벌리가 토진나르스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지 15년이 지나자 울창한 숲이 조성됐다.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가 토진나르스 지역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지 15년이 지나자 울창한 숲이 조성됐다. 사진 제공 : 유한킴벌리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라

토진나르스 소나무 숲은 이제 청년 숲으로 성장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불타 버린 나무들 사이에서 기대했던 사막화 방지, 생태계 복원, 지역 사회 기여의 꿈이 20년이 지나 현실이 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생태계 복원을 위해 자연 고유의 회복력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집합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유한킴벌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동북아의 생태 복원이 결국 한반도·지구 생태계와 연결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지구 차원의 문제를 고민하고 지역에서 함께 행동했던 꾸준함이 결국 지구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찾는 해법이다.

전양숙 유한킴벌리 ESG·커뮤니케이션 본부장

(*기사 전문과 더 많은 ESG 정보는 국내 유일 ESG 전문 매거진 ‘한경ESG’ 8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