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라인프로필스튜디오 인기 높아져…당사자 사진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기본’

[비즈니스 포커스]
카톡 프로필 다 미남미녀인 이유가 있었네…‘AI 프로필’의 시대
증명사진을 찍고 나서 보정하는 자리에 앉으면 늘 고민하게 된다. 얼굴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원판과 너무 달라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얼굴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는 자연스러운 보정, 여기에 다양한 포즈와 배경색까지 제공하는 사진관이 있다면 큰 인기를 끌 것이다.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 것이 인공지능(AI)이다. 본인의 다양한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다양한 스타일의 사진을 제공해 주는 ‘AI 프로필’이 인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성별 전환, 아기 사진 생성 등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AI 프로필’ 인기로 폭풍 성장한 스노우

모바일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사진 보정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거둔 매출은 총 2000만 달러(약 270억원)를 돌파했다. 누적 매출의 약 90%가 올해 1~7월 발생했다.

이는 스노우가 연초부터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진 보정 기능을 출시한 것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5월 선보인 ‘AI 프로필 서비스’는 출시 한 달만에 150만 건의 이용 수를 기록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6월 서비스 지역을 일본·태국·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확대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출시 직후에는 이용 지연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AI 프로필은 자신이 직접 촬영한 셀피 10~20장을 입력하면 마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과 유사한 고품질 프로필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1시간 내 빠른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은 6600원, 24시간 이내 여유를 두고 받아볼 수 있는 제품은 3300원으로 구성됐다.

스노우는 모회사인 네이버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8월 4일 네이버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노우 매출액이 스노우 카메라 내 AI 프로필 상품의 흥행에 힘입어 신규 매출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관계사 ‘라인’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라인 프로필 스튜디오는 AI 기술을 활용해 아트나 판타지와 같은 스타일의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AI 셀카’와 실제 사진 작가가 촬영한 듯한 프로필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AI 사진관’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라인 메신저에서 사용자가 자기 자신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하고 친구들과 즐길 수 있도록 AI와 최신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지난 8월 라인 주식회사는 AI가 사용자가 등록한 사진을 이용해 사용자와 닮은 아이의 이미지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AI 베이비’ 기능을 출시했다. AI 베이비는 사용자가 자신의 얼굴 사진을 8~12장 등록하면 자동으로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AI의 학습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와 닮은 아이의 이미지를 생성해 줘 실제 어린 시절 사진과 비교해 보는 재미를 제공한다. 또한 여아와 남아의 이미지가 랜덤으로 생성돼 자신과 다른 성별 아이의 모습도 다양한 포즈와 의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AI 베이비는 라인 메신저 내 프로필 화면의 스튜디오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이미지 생성 소요 시간에 따라 30장의 이미지를 24시간 후에 생성하면 160코인, 30장의 이미지를 단시간에 생성하면 310코인 등 총 2가지 패키지로 제공된다. AI 베이비에서 생성한 자신만의 귀여운 이미지는 라인 메신저 앱의 프로필 이미지로 등록할 수 있고 다운로드해 대화방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소셜 미디어에도 공유할 수 있다.

이 밖에 스타트업 패러닷의 ‘캐럿 카메라’, 카카오 계열사가 만든 ‘비 디스커버’ 등이 AI 프로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각 앱마다 보정 방법이 다른 만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카톡 프로필 다 미남미녀인 이유가 있었네…‘AI 프로필’의 시대

마구 올린 자기 사진은 어떻게 되나

AI 프로필 사진에 열광하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이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라인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AI 이미지를 공유하는 게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약 2억 명을 보유한 라인은 앱 내에서 간편하게 이미지를 생성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AI 프로필 사진은 그간 기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연구하고 있는 AI를 마케팅에 결합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AI 활용에 대한 윤리적인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만큼 사용자들로서는 다양한 궁금증을 갖기도 한다.

보통 AI 프로필을 만들기 위해서는 10장에서 20장의 사진을 업로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업로드한 사진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의문을 가지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특히 AI의 학습이 인간이 만들어 낸 데이터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선 더욱 그렇다. 자칫 자신이 올린 ‘셀피’가 AI의 학습 데이터로 쓰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에 대해 라인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 시 사용자가 제출한 사진 데이터는 생성이 완료되면 즉시 삭제돼 보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과 매우 닮았지만 엄연히 따지면 온전한 자기 모습이 아닌 AI 프로필 사진을 신분증에 쓸 수는 없을까. 최근 AI 프로필 사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정부가 직접 이에 대해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된다. AI 프로필 사진은 주민등록증 발급 또는 재발급 등에 쓸 수 없다.

행정안전부는 6월 27일 주민등록증 사진에 변형이 가능하거나 본인 확인이 어려운 사진은 사용할 수 없다면서 해당 사진을 생성해 주는 스노우 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본인 확인이 어려운 보정 사진이 주민등록증에 쓰이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사진 규격을 엄격히 적용해 줄 것을 안내하기로 했다. 특히 행안부는 스노우와 협의해 서비스 이용 시 ‘이 사진은 주민등록증용으로 쓸 수 없다’는 취지의 문구를 함께 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I 사진 프로필과 함께 최근에는 가상 2세의 모습을 보여주는 서비스도 있다. 이에 따라 공개 연애 중인 연예인 커플들의 사진을 넣어 가상 2세의 얼굴을 살펴보는 게시물들도 여럿 있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사진을 넣는 것은 가능할까. 이 역시 안 되는 경우다. 라인은 AI 베이비를 비롯한 AI 서비스를 사용할 때 본인의 사진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또 본인 외의 사진을 사용할 때 서비스 이용 약관, 저작권·초상권에 따라 당사자의 허락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