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KCGI자산운용
자료=KCGI자산운용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을 요구했다. 현 회장이 과도한 연봉을 받고있는 데다 이해관계 상충요소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KCGI자산운용은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지난 15일 새 사명으로 재출범한 회사다.

KCGI자산운용은 23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며 “(회사의) 대주주 변경 후 첫번째 스튜어드십 활동”이라고 밝혔다. KCGI자산운용은 공개서한에서 회장의 과다 연봉 수령과 이해관계 상충, 과도한 겸직 등을 문제 삼으며 지배구조 개선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을 요구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올해 상반기 16억 3200만 원을 받았고 현대아산과 현대무벡스,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등 계열사 다수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이번 주주서한은 KCGI자산운용의 수탁자 책임활동의 첫번째 사례로 서한의 내용은 소액주주와 대주주의 대립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회사와 대주주, 소액주주 모두에게 이로운 제안들을 담았다”며 “향후 다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도 추가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가 제기한 주주대표 소송에서 일부 패소해 지연이자를 포함해 배상금 2800억 원을 회사에 물어주기도 했다. 쉰들러홀딩스는 지난 2006년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을 때 현 회장 편에 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했지만 이후 사이가 틀어지며 지분을 사들이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쉰들러홀딩스는 현재 현 회장을 상대로 별건의 주주 대표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편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지분율 5.74%)를 포함한 현대네트워크 등 특수관계인 19인이 지분율 27.77%로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쉰들러홀딩스의 지분율은 14.30%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비베이터의 지분을 약 2% 가량 보유중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