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장관 직권 8개월·서울시 2개월 추가
3개월~1년 시간 끌 수 있지만 이미지 타격 불가피
국토부는 27일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검단아파트 시공업체인 GS건설 컨소시엄 및 협력업체에 대해 부실시공을 이유로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영업정지 8개월을 추진키로 했다. 여기에 서울시에 영업정지 2개월 추가 처분을 요청하면서 향후 GS건설은 10개월간 신규 수주를 못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는 국토부가 장관직권으로 내린 최고 수위 징계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고의나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킬 경우 국토부 장관이 최대 8개월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어제 통보받은 사안이라, 내부에서도 대응 절차를 확정하지 못했다"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이전에 체결한 계약이나 인허가받은 공사, 해외수주는 계속할 수 있지만, 국내 신규 수주와 같은 영업활동은 할 수 없게 된다.
이전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한 시공업체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부실시공' 혐의로 8개월, '하수급인 관리 의무 위반' 혐의로 8개월 등 총 1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건산법 시행령 상 하수급인 관리 의무 위반 혐의는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4억원대 과징금을 냈고, 부실시공과 관련해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다만 당장 영업활동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의 행정처분은 최종 결정까지 약 3~5개월이 소요된다. 행정처분 사항은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청문과 심의 절차를 거친다. 이 기간 GS건설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 해당 처분 효력을 정지시켜 최대 몇 년간 시간을 끌 수 있다.
문제는 이미지 타격이다. 당장 수주전을 앞둔 대형 정비 사업도 놓칠 수 있는 상황이다. GS건설은 노량진1구역과 송파구 가락프라자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사업비 1조원 규모의 노량진 1구역(2992가구)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던 곳이다. 사업비 5000억원 규모의 가락프라자(672가구) 아파트는 오는 9월2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GS건설이 서울 정비 시장에서 가장 공을 들여온 두 곳의 입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처분은 조합원들에게 GS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이미지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이번 영업정지 소식에 이미 시공권을 딴 현장에서 시공사 교체나 계약 해지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태로 GS건설이 시공한 나머지 83개 공사현장에서는 부실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토부는 이번 사태로 GS건설과 함께 공사중인 현장 83곳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치를 충족했으며 철근 누락도 없다고 밝혔다. GS건설은 검단아파트 전면 재시공을 결정했고 이로인해 5500억원의 공사 비용을 감당하는 책임도 졌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인천검단 부실시공 건이 LH 발주 현장의 문제이고 GS건설의 83개 현장에는 구조적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부분은 불확실성 일부 해소 이벤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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