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들이는 외화 천문학적
위고비 수요 급증에 덴마크 통화 가치까지 높아져

‘머스크 비만약’ 위고비 폭발적 인기...덴마크 금리까지 ‘흔들’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비만 치료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모델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들이 이 약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같은 위고비의 인기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가 이제 덴마크의 경제까지 좌우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노보노디스크가 벌어들이는 외화가 너무 많아 덴마크의 통화 가치가 높아지는 바람에 기준 금리까지 낮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위고비는 올해 2분기 판매액 7억35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배 상승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 매출은 21억5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두 비만 치료제의 활약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8월 평균 4203억달러를 기록, 덴마크의 국내총생산(GDP·4060억달러)마저 추월했다.

비만 치료제의 인기는 덴마크의 거시 경제 상황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덴마크 최대 은행 단스케 뱅크는 최근 분석에서 “덴마크 경제 내에 제약 산업의 역할이 증가하면서 통화 가치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책 금리 인하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덴마크는 독자적인 통화 '덴마크 크로네'를 사용하는데, 이웃 국가이자 최대 무역 파트너인 유로존에 대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유로보다 살짝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덴마크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금리와 발을 맞추는 편이다.

그러나 위고비를 포함한 제약 산업의 강세로 수출액이 커지자 수많은 달러가 덴마크로 유입됐고, 크로네의 통화 가치도 높아졌다.

크로네를 유로보다 약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다소 낮게 유지해야 하는 현상이 펼쳐진 것이다.

WSJ는 “덴마크 중앙은행은 금리를 ECB보다 낮게 유지해 크로네를 약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위고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노보노디스크는 해당 약품의 출시 국가가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제약 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라스 프루어가르드 예르겐센 노보노디스크 CEO는 최근 로이터의 뉴스메이커 행사에서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위고비와 오젬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에 출시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은 가운데 한국에서도 위고비가 출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